"지어낸 이야기 안에만 담을 수 있는 마음도 있는 거예요. 만일 세상 모든 게 현실이라면, 이야기가 존재하지 않는다면, 우리 인생은 너무나 쓸쓸할 거예요… 현실을 풍요롭게 만들기 위해 우리는 이야기를 읽는 거예요." (191)
어머니는 별거 아닌 눈빛이나 동작, 호흡이나 말하는 속도로 남의 마음을 읽는 데 능했다. 재빨리 책 한 권을 훑어보고 눈에 들어온 키워드를 통해 내용을 파악하듯이. 이것도 단순한 질문이 아니라 내 마음에 꽂은 책갈피 같은 것이다. 뭐라고 대답하면 그 대답을 통해 더욱 많은 정보를 알아내리라. (2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