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과 선
마쓰모토 세이초 지음, 김경남 옮김 / 모비딕 / 2012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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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기차가 교차하는 것은 시간적으로 필연이지만, 타고 있는 사람들이 공간적으로 교차하는 것은 우연이다. 나는 지금 이순간, 여러 고장에서 펼쳐지는 스쳐 지나가는 인생을 한없이 공상할 수 있다. 타인의 상상력이 만든 소설보다도 자신의 공상이 훨씬 흥미롭다. 꿈이 떠다니는, 고독한 즐거움이다.
한자와 숫자로 가득한 시간표가 요즘 나의 작은 애독서이다. (138)

미하라는 노면전차를 타는 것을 좋아했다. 특별히 어디로 갈지 정하지 않고 무작정 올라탄다. 행선지도 없이 탄다는 것이 이상하겠지만, 생각이 막힐 때면 멍하니 노면전차에 앉는다. 느린 속도와 적당한 흔들림이 그를 사색으로 이끌어준다. 자주 멈추고 그때마다 덜컹덜컹 흔들리며 출발하는 전차 좌석에 몸을 기댄다. 이런 환경 속에 스스로를 가두고 생각의 흐름 속에 잠기는 것이다. (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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