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너는 자유다 - 모든 것을 훌훌 털어 버리고 떠난 낯선 땅에서 나를 다시 채우고 돌아오다, 개정판
손미나 글.사진 / 웅진지식하우스 / 2006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혹자들은 투우경기가 인간의 ‘결혼’을 의미한다고도 한다. 그 설에 의하면 소는 남자를 의미한다. 지금은 투우경기에 쓰일 소를 따로 사육하지만 원래는 야생에서 살던 소를 잡아다 경기를 벌였기 때문이다. 남성성을 뽐내며 마음껏 여자들을 범하고 원하는 대로 세상을 돌아다니며 거침없이 살던 야생의 투우는 신랑, 화려한 복장으로 물레따 속에 에스빠다를 숨기고 투우를 유혹해 결국 무릎을 꿇게 만드는 투우사는 신부, 그 어느 곳으로도 빠져 나갈 수 없이 그들을 가두고 있는 투우장은 결혼, 그리고 숨막히도록 긴장감 넘치는 투우경기는 신혼 첫날밤이라는 것이다.
결국은 투우사의 칼을 맞고 무릎을 꿇는 투우처럼 한 여자에게 정복당하고 마는 것이 남자의 운명이라나. 어리석게도 투우사의 화려한 차림과 물레따의 움직임에 속는 것도 남자들의 속성과 닮았다는 주장이다. 투우사들이 여자처럼 머리를 기르고 현란한 색과 장식의 옷을 입는 것이 의무화되어 있는 것도 우연이 아니라는 이야기인데, 일부 학자들의 주장이기는 하지만 흥미로운 해석이다. (70-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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