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 IN 레드 문 클럽 Red Moon Club
기리노 나쓰오 지음, 권일영 옮김 / 살림 / 2013년 2월
평점 :
절판


하지만 ‘그때는 그렇게 생각했어’란 연애의 본질이기도 하다고 다마키는 생각했다. 연애는 시간의 흐름을 견디지 못하고 은밀하게 변질되어 간다. 부패해 간다고 표현해도 괜찮을 것이다. 가스가 차서 한꺼번에 폭발한다. 폭발한 뒤에는 두 사람 다 제각각 내동댕이쳐져 주위를 둘러보면 눈앞에 낯설고 거친 들판이 펼쳐진다. (76)

작가란 무서울 정도로 우직하게 자신의 감정을 믿는 존재다. (217)

소설이란 사람들의 무의식을 그러모아 이야기라는 시간축과 리얼리티를 부여해 무의식을 다시 재편하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274)

"…할망구이니 수수하게 늙어 가면 안심할 사람도 있을 테지만 내가 남을 안심시키기 위해 살고 있는 건 아니지. 주변 사람들이 이 사람은 틀림없이 이러할 것이라고 생각할 때마다 의표를 찌르려고 생각하며 살아왔다오. 그래서 빨간 옷은 여든이 넘어서 마련한 내 갑옷인 셈이죠." (312)

"진실은 진실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진실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소설에 쓰는 바로 그 시점에 그건 픽션이 됩니다. 그걸 알고 있는 작가는 진실이라고 생각하는 것을 매력적으로, 그리고 재미있게 만듭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진실로 착각할 픽션이 필요한 거죠. 그래서 작품은 모두 픽션입니다." (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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