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산티아고, 혼자이면서 함께 걷는 길
김희경 지음 / 푸른숲 / 2009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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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사람들과 섞이는 경험은 마치 여러 개의 거울을 통해 나를 들여다보는 것 같기도 했다. 수치스러워 떠올리고 싶지 않은 일면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기도 했고, 스스로를 꽤 좋아할 만한 사람으로 여길 수 있던 순간도 겪었다. (45)

‘가벼운 웃음으로 근심이 깨어지는’ 반복적 경험을 통해 나도 마음을 열고 길이 선물하는 우연한 만남을 기꺼이 받아안았다. 어디 온전히 ‘나뿐인 나’가 가능하기나 할까. 개별적 존재라고 생각하는 ‘나’는 사실은 수많은 관계의 교차점이자 흔적들의 중첩일 것이다. (46)

기쁨과 즐거움뿐 아니라 슬픔과 우울함, 비열함이 초대하지 않은 손님처럼 찾아오더라도 그 모든 감정을 피하지 말고 "문밖까지 나가 웃으며 맞이하라"고. 이 모든 것들은 "우리가 인생이라 부르는 선물에 아로새겨진 무늬들"이기 때문이다. 그의 말마따나 정말 큰 문제는 그 모든 감정에 문을 닫아걸고 자기 안에 갇혀 제대로 ‘살아보지 않는 것’이다. (75)

뇌 촬영을 통한 연구 결과 내가 다른 이들로부터 배제당하는 경험은 날카로운 흉기에 찔릴 때 느끼는 물리적 통증과 똑같답니다. – 정혜신 블로그 ‘그림에세이’ (77)

내가 갖고 싶은 용기는 매사를 원하는 대로 통제하려는 강박을 버리고 삶에서 우연의 여지를 열어두는 태도였다. 예기치 않은 일에 더 많은 여지를 허용하면서 살아가기, 실수를 저지르거나 일이 잘못되어도 괜찮다고 생각하는 마음, 그래도 어디까지 한번 가보겠다고 하는 마음. 내가 갖고 싶은 용기는 그런 거였다. (251)

"낯선 이의 친절로 살아간다"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중에서 (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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