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명인
쓰카사키 시로 지음, 고재운 옮김 / 황금가지 / 2013년 12월
평점 :
절판


인간의 신체에는 대상작용이 있다. 하나의 기관이 기능을 잃으면 다른 기관이 최선을 다해 그 구멍을 메우려 일한다. 어린 시절 왼손이 다쳤을 때도 그랬다. 곧 오른손을 쓸 수 있게 되었고 젓가락을 쥐고 밥을 먹을 수도 있게 되었다. (48)

뭔가 일이 일어났을 경우에 소인은 그렇게 된 근본적인 원인, 유인은 그렇게 된 직접적인 원인을 말하는 겁니다. 어떤 사람이 감기에 걸렸다고 하면, 소인은 그 사람이 원래 허약한 체질이었다, 유인이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다는 것. (131)

사람의 자기 동일성은 기억에 있다. 물론 현실에는 가족도 있고 친구도 있다. 그래서 본인 기억만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본질적으로는 이 세상에 나서 어디서 어떤 식으로 살아왔는가, 사람은 그 기억에 의해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를 인식한다. 기억을 잃어버리면 자신이 누군지 모르게 된다. 그런 기억이 다른 기억으로 몰래 바뀌어버리면, 그런 일이 혹시 있다고 한다면, 그 순간 그 사람은 다른 사람이 된다. (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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