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은, - 빔 벤더스의 사진 그리고 이야기들
빔 벤더스 지음, 이동준 옮김 / 이봄 / 2011년 7월
평점 :
절판


한번은
뉴욕에 사는 친구 페터 한트케를 방문한 적이 있다.
페터는 소설 <느린 귀향>을 집필 중이었다.
그 무렵 그는 센트럴 파크 동쪽에 있는 한 호텔에서
수도승처럼 세상을 등지고 지냈다.
나의 짧은 방문조차도 그는 혼란스러운 듯했다.
난 그가 작업을 하는 책상 사진을 한 번 찍고,
함께 산책을 하면서 엉덩이 높이에 카메라를 두고 스냅 샷 한 번,
그리고 헤어지면서 저만치 멀어지는 그의 뒷모습을 한 장 찍었다.
나중에 그의 소설 <느린 귀향>을 읽고 난 후에야
비로소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면서 내가 느꼈던
그를 짓누르던 부담감을 이해할 수 있었다. (136)

한번은
콜로라도 주 덴버 시에서
미국에 대해 아주 색다르고 강렬한 인상을 받은 적이 있다.
자기 관조, 일종의 자아도취에 사로잡힌 나라 같다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내겐 거리에 있는 미국 사람들이
고향이 없는 사람들처럼 보였다. (178)

사진에 있어서 한 번이란,
정말로 오직 단 한 번을 의미한다. (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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