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과자의 안
사카키 쓰카사 지음, 김난주 옮김 / 블루엘리펀트 / 2014년 8월
평점 :
절판


"이건 내가 사사했던 가게의 사부님이 했던 말인데, 화과자는 하이쿠와 비슷하대. …하이쿠는 짧은 몇 마디의 말로 된 시인데도 그 속에서 무한한 깊이를 느낄 수 있잖아. 지식이 없어도 언어의 아름다움이 전해지고, 지식이 있으면 또 나름대로 그 즐거움이 더욱 커지고… 게다가 계절어가 있기도 하고, 언어유희가 가능한 점도 똑같고, 요즘 말로 하면 스토리를 환기시키는 키워드 같은 느낌이랄까." (144)

싫은 사람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은 이해한다. 그러나 무고한 사람들을 해치려는 심리는 이해할 수 없다. 테러나 전쟁, 텔레비전에서 보도하는 슬픈 뉴스를 볼 때마다 나는 기분이 먹먹해진다.
"사람은 가만히 내버려둬도 언젠가는 죽는데."
…어차피 언젠가는 없어지리란 걸 안다. 즉, 죽이는 쪽도 언젠가는 죽는다는 얘기다. 그런데 다른 사람의 목숨을 빼앗으면서까지 뭘 원하는 것일까.
사람 하나만 없어져도 주위 사람들에게는 크나큰 파장이 미친다. (149~150)

"양과자와 화과자의 차이점이 생각났어. 아주 단순해. 이 나라의 역사야. 이 나라에서 나는 재료를 사용해 이 나라의 기후와 습도에 맞게 만들어서 이 나라 사람들의 관혼상제를 채색하는 것. 그게 화과자의 역할이야."
…축하할 일에는 예쁘게 조각한 설탕과자와 홍백의 만주. 슬플 때는 장례 만주. 불단에 올리는 음식으로는 양과자보다 오래 둬도 상하지 않는 건과자나 모나카.
"이 나라의 풍토에 뿌리를 두고 있기 때문에 화과자는 고급스러운 생과자라도 상온에서 보존하는 게 기본이지. 하기야 지금은 온도와 습도 조절이 가능한 냉장 진열장을 사용하는 곳도 많지만." (249)

"…행운의 쿠키는 원래 ‘쓰지우라’라는 이름의 화과자야…다이쇼 시대 때 일본계 외국인이 ‘쓰지우라’를 본떠 만든 것이 행운의 쿠키였다고 해. 역수입이라 여겨질지도 모르겠지만, 이쪽이 원조야." (2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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