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속사회 - 쉴 새 없이 접속하고 끊임없이 차단한다
엄기호 지음 / 창비 / 201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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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신도의 성지라 할 수 있는 이세신궁은 20년에 한번씩 완전히 새로 짓는다. 멀쩡한 건물을 부수고 아예 장소까지 옮겨 새로 짓는다고 한다. 왜 그렇게 부수고 짓는가에 대해 많은 이들이 다각도로 이야기해왔지만, 그중 나에게 가장 매혹적으로 다가온 설명은 <황천의 개>에 실려있는 후지와라 신야의 말이다. 그에 따르면 일본인들이 생각하기에 그들이 전승해야 하는 것은 건물 그 자체가 아니라 건물을 짓는 기술이다. 이세신궁을 짓는 데 참여한 목수는 혼신의 힘을 다해 가장 멋진 작품을 만들어야 하고 동시에 그 기술을 자신의 후학에게 저수해줘야 한다. 아무리 훌륭한 목수라 하더라도 자기 혼자만 그 기술을 간직하고 후학에게 물려주지 못하면 그 기술은 당대에 소멸하게 되고 마찬가지로 이세신궁 또한 당대로 끝나는 건물이 되고 만다. -21쪽

바우만의 말처럼 "사적인 문제들에 대해 사회적인 해결책을 기대하기보다, 오히려 사회적으로 발생한 문제들에 대해 사적인 해결책을 추구"하게 된 것이다.-8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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