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BI에서 일한다는 건 지독하게 암울한 현실을 다룬 다큐멘터리를 하루 종일 보는 것과 흡사했다. 특히 그가 소속된 강력 범죄 수사반은 지옥문 앞에 책상을 갖다 놓고 숙식을 해결하는 곳이었다. 거기서 만난 사람들은 지옥의 밑바닥에서 살아남기 위해 발버둥 치는 아귀들이 대부분이었고, 이들과 법을 사이에 두고 전쟁을 벌인다는 건 매일 영혼의 일부가 닳아 없어지는 일이었다. 그래서 요원들은 정기적으로 정신 감정을 받았고 일부는 정신적인 문제로 일을 그만뒀다. 사이먼 역시 힘든 하루 일과가 끝날 때면 남아있는 영혼의 무게가 얼마나 되는지 머릿속으로 재보곤 했다. -36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