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의 정복
버트란트 러셀 지음, 이순희 옮김 / 사회평론 / 200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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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데없는 소심함이 필요 이상으로 문제를 악화시키는 경우가 대단히 많다. 여론을 두려워하는 사람들에게 가해지는 여론의 횡포는 여론에 무관심한 사람들에게 가해지는 여론의 횡포에 비해서 훨씬 난폭하다. 개도 자기를 얕잡아보는 사람을 만났을 때보다 자기를 무서워하는 사람을 만났을 때, 더 큰 소리로 짖고 더 거리낌 없이 물어댄다. 대중 역시 이와 비슷한 성향을 가지고 있다. 대중을 무서워하고 있다는 낌새를 보이는 사람을 발견하면, 대중은 좋은 사냥감을 만났다는 기대에 들뜨게 된다. 반면에 대중에 대해서 무관심한 태도를 보이는 사람을 발견하면, 대중은 자신들의 힘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에 그 사람을 건드리지 않는다. -141쪽

크게 보면, 굶어죽지 않고 감옥에 가지 않을 정도로만 여론을 존중하면 된다. 이러한 한도에서 벗어나는 행동은 지나친 횡포에 자발적으로 굴복하는 것이고, 모든 면에서 행복을 가로막기 십상이다. -147쪽

물론 일부러 여론을 조롱하는 행동을 할 필요는 없다. 여론을 조롱한다는 것은 전도된 방식이기는 하지만 여전히 여론의 지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다. 그러나 정말로 여론에 대해 무관심하다면 그것은 하나의 힘이자, 행복의 원천이 된다. 지나치게 인습에 굴복하지 않는 사람들로 이루어진 사회는 한결같이 일사불란하게 행동하는 사회보다 훨씬 더 재미있는 사회다. -148쪽

언론이 가하는 박해는 희생자가 된 사람이 개인적으로 무시해버릴 수 있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나는 현재의 명예훼손 관련법보다 훨씬 더 강력한 방침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그러나 이러한 불행을 막을 수 있는 근본적인 치료법은 단 하나, 대중이 관대한 태도를 기르는 것뿐이다. 대중에게 관대한 태도를 기르게 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참된 행복을 누리는 사람들의 수를 늘려서, 그들이 같은 시대를 사는 사람들을 고통스럽게 하는 데서 으뜸가는 즐거움을 찾지 않도록 만드는 것이다.-15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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