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가 반대를 하셨죠. 아셨겠지만 그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닙니다. 모두 비웃었죠. 불쌍한 얼간이로 보였으니까요. 어머니는 늘 그러셨죠. ‘그는 스토커다! 저주를 받았어. 영원한 죄수다. 스토커가 어떤 자식을 낳는지 너도 알지?’ 난 그 말이 옳다고 여겼어요. 나도 알았으니까요. 저주를 받았다는 것, 영원한 죄수이며 자식 역시 그렇다는 것을요. 하지만 어쩌겠어요? 그 사람과 살면 행복하리라 생각했는데. 물론, 슬픔도 있을 것이라는 걸 나도 알았죠. 그래도 쓰디쓴 행복이 잿빛의 무딘 삶보다는 낫다고 생각해요. 아마도 이건 그 당시엔 몰랐는지도요. 우린 슬픔이 많았어요. 두려움도 수치도. 그래도 후회는 없었어요. 다른 사람을 부러워하지도 않았구요. 그게 우리 운명이고 삶이에요. 그게 바로 우리에요. 우리에게 불행이 없었어도 나을 것은 없었을 거에요. 더 나빴겠죠. 만약 그랬다면 행복하지 않았을 거예요. 희망조차 없었을 테니까요"-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