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라쿠텐 쇼핑몰 CEO들의 성공법칙 10 - 우리는 그들을 기적이라 부른다
나카야마 신야 지음, 이용택 옮김 / 앱북스 / 2012년 4월
평점 :
절판
책의 실물을 본 첫 느낌은 가격에 비해 너무 얇고 표지나 디자인 등이 구식이라는 것이었다. 요즘도 이런 책이 있나 싶어 출판사와 출간년도를 확인했을 정도였다. 그런데 앞부분 몇 장을 읽다 보니 저자의 독창적인 접근법과 철저히 실용성을 강조한 일러스트가 꽤나 신선하게 느껴졌다. 갑자기 호기심이 발동해 몇 시간 동안 정신 없이 줄치고 메모해가며 앉은 자리에서 다 읽고 말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쇼핑몰 CEO뿐 아니라 모든 업종의 자영업자에게 피와 살이 될 만한, 대단히 실속 있고 쉽게 쓰여진 지침서다. 오히려 쇼핑몰과 관련된 팁을 기대하고 읽었다면 후회했을 정도로 경영자들이 알아야 할 본질적인 내용들이 주종을 이룬다.
특이하게도 저자는 CEO가 갖춰야 할 요건들을 하나부터 열까지 ‘시점’으로 설명한다. 그 이유는 명쾌하다. 나날이 급변하는 경영환경에서 저마다 업종도 다른 CEO들을 상대로 저자가 가르쳐줄 수 있는 것은 궁극적으로 ‘시점’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 외에 다른 시시콜콜한 내용들은 가르쳐봤자 오래 통용되지 못하므로, 결국 문제가 생기거나 상황이 바뀔 때마다 일일이 다시 가르쳐야 하는 폐단이 생긴다. 그래서야 CEO가 결코 스스로 달릴 수 있는 역량을 기르지 못한다. 반면, 자신이 처한 상황을 파악하고 분석할 수 있는 다양한 시점을 갖추게 되면, CEO는 스스로 문제를 찾아 해결책을 모색하게 된다. 이 책의 표현에 따르자면, 물고기를 잡아주거나 물고기 잡는 법을 구체적으로 가르쳐주는 대신, 물고기 잡는 법을 스스로 고안해낼 수 있도록 물고기 관찰하는 법을 가르쳐주는 셈이다. 그리고 좀더 정확히 표현하자면, 물고기를 관찰하는 ‘시점’과 물고기의 ‘시좌’를 가르쳐주는 것이 된다.
이 책의 가장 큰 특장점은 ‘인수분해’이다. 수학적인 의미가 아니라, 특정 개념을 구성하는 세부 개념들로 끝없이 쪼개 들어가는 접근법을 말한다. 예를 들어 ‘매출’은 집객 x 접객, 고객수 x 고객단가, 단기매출 x 중장기매출, 매출 x 비용, 결과 x 과정, 속도 x 품질, 자신의 이익 x 상대의 이익 등으로 다양하게 분해될 수 있다. 이런 방법을 사용하다 보면, 우리가 고민하는 대상이 구체화되고 바라보는 시점이 다양해져서, 현실이나 문제의 실체를 보다 정확하게 파악할 수 있다. 책에서 배운 내용을 실전에 적용하려 할 때마다 늘 직면하던 이론과 현실 사이의 gap이 한결 좁아지는 느낌이었다.
그 외에도 대단히 유용하고 구체적인 가르침들이 많다. 무엇보다 처음부터 끝까지 실용적이고 현실적이라, 경영학 이론보다 실제 가게나 매장을 운영하는 데 필요한 기본 자질을 배우고 싶은 독자들에게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개인적으로는 어디 가서 돈 주고도 못 들을 진귀한 비법을 전해들은 기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