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관총처럼 쏟아내는 그의 말에는 재능이 흘러넘쳤고 일종의 아우라마저 느껴졌다. 도야마와 만난 사람들은 모두 흘러넘치는 재능이 자아내는 독기에 취한다. 정말이지 세속적인 매력을 폴폴 풍기는 사내였다.-47쪽
"세상 사람들은 아버지를 높게 평가하지만, 그건 아버지의 진짜 인품이나 생활을 모르기 때문이에요. 아버지만큼 교만하고 제멋대로에다 인색하고 권력에 사족을 못쓰는 사람은 없을걸요. 위대한 재능 앞에서 그런 건 아무것도 아니니 참으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전 그렇게 생각하지 않아요. 아버지는 더 이상 새로운 그림을 그리지 않으니, 위대한 재능이 어찌 되었는지는 아무도 모르죠. 비대한 자아를 껴안고, 그것을 증식시키는 자기 복제만 거듭하고 있죠. 무난한 그림만 그리면서 당신 좋을 대로 살고 계시니까요."-249쪽
감을 총동원해 예상을 적중시키는 취재, 격렬한 거래가 오가는 취재, 상대방 자리에 서서 상상력을 발휘해야 하는 취재, 그 모든 것을 좋아했다. 현장에서 떠나야 한다고 생각하니 괴로웠다. -316쪽
"아뇨, 권력 같은 건 필요 없습니다. 필요한 건 권력의 틈새를 빠져나갈 수 있는 머리죠." -335쪽
삼각형의 한 변이 사라진 지금, 나머지 두 변은 두번 다시 이어질 수 없다. 이 관계를 대체 뭐라고 불러야 할까. 무라노는 동이 터오는 거리를 정처없이 떠돌았다. -380쪽
"때때로 꿈을 꿀 때가 있어. 그런 도시는 어디에도 없어. 바다에서 보면 유럽 같고, 항구에 상륙하면 아시아가 펼쳐지지. 가슴 뛰는 곳이야. 내 영혼은 그곳으로 돌아갈 거야." -13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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