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과 노니는 집 - 제9회 문학동네어린이문학상 대상 수상작 보름달문고 30
이영서 지음, 김동성 그림 / 문학동네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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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고 재미없어도 걱정 마라. 네가 아둔해서 그런 것이 아니니. 어려운 글도 반복해 읽고, 살면서 그 뜻을 헤아려 보면 ‘아, 그게 이 뜻이었구나!’하며 무릎을 치는 날이 올 것이다. 그때는 어려운 책의 깊고 담백한 맛을 알게 되지." -53쪽

자기편을 들어주는 것에 고마운 마음보다는 서러운 마음이 솟구쳤다. 애써 참았지만 눈물이 볼을 타고 흘렀다. 아버지가 죽은 뒤 장이 편을 들어주는 사람은 없었다. 이런저런 이유를 말해도 변명을 한다며 핀잔을 듣고 타박을 받을 뿐이었다. 자신이 잘못하지 않은 걸 알아주는 사람. 그래서 자신을 두둔해주는 사람 앞에서 장이는 치밀어 오르는 울음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 -112쪽

장이는 어제로 허궁제비와의 일은 전부 마무리된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일의 끝이란 것이 항상 마음먹은 지점에서 딱 끝나지 않았다. 그 끝을 다시 옹글게 마무리하는 일이 더 번거롭고 마음 쓰였다.
최 서쾌는 평소 장이에게 마무리를 옹글게 하라는 잔소리를 많이 했다. 책을 전해 주는 것보다 심부름을 끝내고 나오면서 예의 갖추어 인사하고, 책방에 와서도 손님이 당부한 말을 똑똑하게 전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했다. 필사를 할 때도 처음 몇 장만 정성들여 잘 쓸 것이 아니라 끝까지 반듯하고 정결하게 쓰라고 했다. 그래서 장이의 필사를 검사할 때도 처음 장부터 검사하지 않고 마지막 장과 가운데 장부터 살폈다. -13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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