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아이이치로의 낭패 아 아이이치로 시리즈
아와사카 쓰마오 지음, 권영주 옮김 / 시공사 / 2010년 7월
절판


가면은 보는 사람의 마음에 이상하게 작용하거든요. 보는 사람의 마음을 비추어서 꼭 표정이 살아 있는 것처럼 느껴지죠. 노 가면은 표정 하나로 울기도 하고 웃기도 합니다.-190쪽

우연히 일어난 일을 예측할 때, 인간은 대개 세가지 사고방식을 따른다고 합니다. 지금 이 주사위로 예를 들자면, 처음에 1이 나왔을 때 다음 번에도 1이 나올 거라고 생각하는 게 하나. 진짜 도박사 중에 이런 식으로 사고하는 사람이 있는 모양입니다. … 두 번째는 처음 나온 눈을 아예 무시하는 생각입니다. 이 사람들의 사고 방식은 대단히 지성적이고 인정에 좌우되지 않아요. 지금까지 있었던 일은 지금까지 있었던 일이고, 앞으로 일어날 일은 앞으로 일어날 일이라는 생각입니다. … 그리고 마지막으로 남은 세 번째 사람들은.. 처음에 1이 나왔으니 두 번째는 1이 또 나올 리 없다고 생각한답니다. 오늘 비가 좍좍 쏟아지고 있으니까 내일은 안 올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죠. -43쪽

하지만 인간은 재미있게도 완전히 대충 한 가지를 선택하기 힘든 성격을 갖고 있거든요. 예컨대 인간은 자주 산책을 하는데, 어느 길로 가도 될 것 같건만 늘 산책하는 길이 대개는 정해져 있곤 하답니다. -229쪽

아는 새 양복을 입고 나비넥타이를 단정하게 매고 있었다. 어떻게 봐도 사진에 찍힐 모습이었으나 그는 찍는 쪽이었다. 그것도 진창을 뒹굴며 마구 찍어대는 보도 카메라맨이 아니라 구름이라든지 짚신벌레 같은 것을 재미있어하며 찍었다. 그렇다고 과학에 열중하는 것 같지도 않았고 사진 하나만을 추구하는 것도 아니었다. 자기가 무슨 일을 하면 제일 좋을지 여태 잘 모르는 듯 보였다. 거창하게 말하면, 인간으로 태어나고 말았다는 사실에 당황해 어쩔 줄 몰라 하는 느낌이었다. ..언젠가 아가 늘 말끔한 몸차림을 한다는 것을 깨닫고 이유를 묻자, 아는 되레 이상하다는 듯 이치니를 보며 대답했다.
"지저분한 꼴로 촬영하면 자연에 대해 실례가 아닙니까."-251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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