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홉가지 화초를 갖고 있으면 누구라도 완벽해진다네. 그 사람은 살아가면서 자신이 욕망하는 것들을 모두 갖게 될 테니, 결국 전설대로 되는 거겠지. 하지만 반드시 아홉가지 화초를 전부 갖고 있어야 해. 한 가지 화초라도 제 주인을 만나면 강력한 힘을 발휘할 수는 있으나 아홉가지 화초가 결합해 만들어내는 마법은 아무도 꺾을 수 없다네. 그걸 갖고 있는 사람이 누구든 간에 말이지.-99쪽
그대가 쓰레기차 때문에 잠을 깨고서도 저 정적을 들을 수 있다면 그대는 참으로 대단한 힘을 가진 거요. 그대가 볼 수 있는 것이라곤 초고층 빌딩들의 불빛이 전부인데도 별빛을 느낄 수 있다면 이 어찌 대단하지 않다 하겠소. 그대가 대형 쓰레기통 앞에서 숲 냄새를 맡을 수 있다면 이 또한 대단한 능력이오. 그대를 둘러싼 환경이나 사람들이 그대에게 무엇을 보고, 느끼고, 맛보고, 냄새 맡고, 들을지 강요하도록 절대로 내버려두지 마시오. ... 아가씨 면전에 대고 다른 사람들이 지껄여대는 터무니없는 말에 휘둘리지 말고. 아가씨 마음먹기에 달렸으니. 자기 마음을 제대로 쓸 수 있다면 아가씨는 자유로워지는 거라고!-132쪽
명심해, 이 꽃은 아가씨보다 훨씬 더 예민하다는 걸. 하지만 참을성이 상당히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될 거야. 최악의 상황에서도 아름다움과 은은함을 잃지 않는 꽃이지. 적응의 귀재야! 그리고 또 얼마나 우아한데. 이 꽃을 지켜보면서 그 비결을 배워봐. 아가씨가 오랜 시간을 두고 충분히 연구한다면 이 꽃이 아가씨에게 자기가 선택한 이상 어떤 상황이든 즉각 평화롭게 적응해 나가는 법을 가르쳐줄 걸세. 이 장미가 아가씨에게 뭘 말하려는 건지 이해하겠나?-134쪽
느낌으로 아는 거죠. 훤히 노출돼 있지만 확실히 보호받고 있어서 안전한 느낌이랄까. 진정되면서 동시에 흥분되는 것 같은 느낌. 한번 그렇게 느끼게 되자 결코 그전으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어요. 이제는 강제로 나를 옛날로 돌아가게 하려는 그 누구나, 그 무엇과도 멀리하고 있죠. 당신도 자신의 참모습을 알면 앞으로 다시는 다른 사람인 척 꾸미고 싶지 않을 겁니다. 왜냐하면 자신의 참모습 대로 사는 게 이제까지 그런 척 꾸미거나 또는 꿈꾸거나 상상하거나, 되려고 노력해왔던 그 어떤 모습보다도 더 좋으니까요. -307쪽
하지만 그들이 타고난 그 모습은 수년 동안 부모님과 함께 살고, 학교에 가고, 현실에 적응하면서 덧씌워진 모습이죠. 한 해 한 해가 지날 때마다 사람은 조금씩 더 덧씌워져요. 마치 천천히 지퍼를 올려 몸 전체를 가리는 침낭처럼 말이죠. 진짜 모습이 완전히 가려질 때까지 눈치채지 못할 만큼 아주 조금씩 진행되죠. 그러다 결국 침낭이 완전히 닫히면 사람들은 결코 다시 해를 보지 못하는 것과 같은 이치에요. -308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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