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 플레이어들이 시커멓게 생긴 자기만한 놈들을 끌고 다니는 것을 보면, 남들에게 보이지만 않았지 어둡고 무거운 또 하나의 자아를 짊어지고 돌아다니고 있을 뉴욕의 다른 예술가들이 떠오르는 것이다. 이삿짐센터 인부들이 우리의 짐을 대신해서 옮겨주는 것처럼 예술가들은 인류를 대표해서 또 하나의 어두운 자아를 짊어지고 다닌다. 사실 이것은 예술가라는 직업이 가지는 직업병의 결과다. 모든 예술가의 궁극적인 소재는 자기 자신이고, 화가든 시인이든, 그들이 하루종일 하는 일이란 궁극적으로 자기 자신과의 씨름이다. 매일을 자기 자신과 씨름하다 보면 자아의 깊숙한 곳까지 내려가게 된다. 어디든 깊이 내려가면 외부의 빛은 차단되게 마련. 자아 깊숙이에는 어두움의 결정체와 같은 또 하나의 자아가 살고 있는 것이다. 예술가들은 이 시커멓고 두려운 형체와 때로 싸우기도 하고 달래기도 하고 때로 같이 엎어져 울어야 할 때도 있다. -39쪽
수전 손탁은 '해석에 반대한다'에서.... 예술가들은 고통의 가장 깊숙한 바닥까지 내려가는 것을 터득한 사람들인 동시에 이를 승화시키는 직업적인 방법을 개발해낸 사람들...' 인간으로서 예술가들은 고통스러워하고, 직업인으로서 이들은 고통을 예술로 승화시킨다.-39쪽
'인간은 동물과 초인 사이에 놓인 밧줄이며, 이는 심연 위에 놓인 밧줄이다. 건너가는 것도 위태롭고, 지나가는 도중도 위태롭고, 뒤돌아보는 것도 위태롭고, 그 위에 떨며 머물러있는 것도 위태로운 일이다. 인간의 위대한 점은 인간은 하나의 다리이지 목적이 아니라는 것이다.' 니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00쪽
어떤 사람들에게 삶과 예술은 동떨어진 것이 아니다. 끊임없이 회의하고 두려워하면서도 미지와 불확신에 몸을 내던진다. 필립프티가 쌍둥이 빌딩 사이를 건너고 있을 때 그의 친구가 밑에서 이렇게 소리쳤다고 한다. "조심해. 연약한 필립, 너 그 위에서 너무 연약해보여! 너무 강해보여!"...누군가는 아름다운 발걸음 하나에 목숨을 건다. -113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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