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을 출산의 도구로 여기고, 아이를 낳은 여성에게는 끊임없이 죄책감을 주입하며 불이익을 주는 사회에서 엄마가 되고 싶지 않은 여성이 늘어나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어쩌면 어딘가에선 엄마가 될지 모르는 사람들도 한국에서 엄마가 된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깨달을수록 출산과 멀어진다. - P291

"하지만 ‘쾌적하다’는 이유로, 어떤 존재가 없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사회적으로 용인되는 순간 문명인으로서 넘어버리게 되는 지점이 있잖아요. 그걸 넘지 않고 버텨야 한다고 생각해요. 특히 노키즈존 같은 경우는 차별받는 대상인 아동에게 발언권이 없으니까 너무 쉽게 만들어진다는 게 보이잖아요." - P269

만약 아이를 낳는다면, 내가 가지고 있는 이 적은 자본으로 아이에게 ‘충분히’ 안전한 삶의 토대를 마련해줄 수 있을까. 하루 평균 2.47명의 노동자가 사고로 죽는 나라에서 우리의 삶에 무엇이 보장된다고 할 수 있을까? - P286

한국에서 여성으로 나고 자라며 수없이 취약한 상황에 놓여온 나는, 내 삶에 장기간의 돌봄 노동을 추가하고 싶지 않은 만큼이나 지금보다 더 취약한 처지에 놓이는 것이 두렵다. 아이로 인해 얻게 될 행복 이전에, 이 사회로부터 나를 보호하고 싶다는 판단이 앞서는 것이다. - P2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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