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치면 머리속에서 노래가 흐르는 이유는 내가 기진맥진했을 때 아버지가 늘 불러주었기 때문이다. 페이스를 맞춰준 사람이 있었기 때문에 나는 산에 오를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정신을 차려 보니 처음부터 나 혼자 힘으로 오를 수 있었던 것처럼 페이스를 흐트러뜨리는 사람과는 같이 오르고 싶지 않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것을 염치도 없이 상대방에게 말했다. - P140
"애초에 언니나 형부나 이상해, 나 혼자, 나 혼자 하면서 뭐든지 자기가 하려 들면서 다른 사람은 자기한테 의지해주기를 바란다니까. 게다가 조금이라고 자기가 의지해야 하는 상황이 되면 형편없는 인간이라도 된 줄 알지. 훌륭한 사람이라는 건 자기가 안될 때는 제대로 머리를 숙이며 부탁할 줄 아는 사람 아니야? 형편없는 인간이라고 생각될까봐 자기쪽에서 먼저 밀어내는 건 잘못이야. - P232
산을 좋아한다면 한번은 뉴질랜드에서 트래킹을 하고 싶다고 생각해도 이상하지 않다. 하지만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산책길‘이라 불리는 밀퍼드 트랙을 필두로 뉴질랜드의 유명한 트래킹 코스는 남섬에 집중돼 있다. 그런데 왜 북섬에 있는 통가리로 국립공원을 선택했을까? - P292
아무것도 모르고 발을 디딘 곳에 상상도 하지 못한 세계가 기다리고 있다는 것을 알아버린 뒤에는 그것을 보지 않고 인생을 끝내기는 아쉽다. 뭔가 새로운 일을 하고 싶다. 나를 시험해볼 수 있는 일을 하고 싶다. 형태가 남는 일을 하고 싶다. - P340
사람은 크든 작든 짐을 지고 있다. 단, 그 짐은 옆에서 보면 내려놓으면 될 것 같지만 그 사람에게는 중요한 것일 수도 있다. 오히려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것이기 떄문에 내려놓을 수 없는 것이다. 그래서 모색한다. 그것을 등에 지고 살아가는 방법을. 우리는 서로의 짐을 자신의 해석으로밖에 인식할 수 없었다. - P346
산은 생각을 하기에 딱 좋다. 동행이 있어도 말없이 한 줄로 걷고 있으면 자기 세계 속으로 들어가게 된다. 그때 마음속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문제가 자연스럽게 머릿속에 떠오른다. 자기 발로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고 있으면 인생도 자기 발로 나아가야만 한다고, 일상생활에서는 외면하던 문제와 똑바로 마주 봐야할 듯한 느낌이 든다...그렇게 해서 자기 자신과 마주 보면서 걷는 것이 등산이라 생각했다. - P3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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