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옛날 옛날 한 옛날에. 안경이 너무 끼고싶은 여자애가 있었다.

그녀의 가슴에 불을 지른건 이선희양의 동그란 빨간색 안경테. 그래서 여자애는 말했다.

'엄마. 칠판이 안보여서 공부를 못하겠는거 있죠?'

그러자 여자애의 엄마는 댐시 여자애를 데리고 안경점으로 갔다.

여자애는 영악했던지라 그 말을 하기 전에 철저한 사전 준비를 했었다.

책 바짝 눈앞에 대고 보기, TV 브라운관에 고 붙이고 보기.

하지만 여자애의 이런 노력도 겁나게 좋은 시력 앞에서는 도무지 소용이 없었다.

그러나. 그렇다고 포기를 한다면 장차 이 아이가 자라서 모질고 독한년이란 별명을 가지게 되었겠는가?

그래서 여자애는 최후의 방법을 썼다.

시력검사할때 무조건 안보인다고 우기는 것.

여자애는 드디어 동그랗고 빨간 이선희표 안경을 쓰게 되었다.

허나 문제는 이것만 쓰면 정말로 골때린다는 것이었다. 어찌나 어지러운지 속도 메스껍고 말이다.

그래도 여자애는 굴하지 않고 열심히 끼고 다녔다.

그러자 신기한일이 벌어졌다.

정말로 여자애의 눈이 나빠져버린 것이다.

그 후. 여자애는 참으로 다양한 안경테에 미쳐서 살았다.

그러던 어느날. 또 한번 예전의 이선희 안경처럼 여자애의 가슴에 불을 지르는 안경이 있었으니.

그건 바로 신해철군의 무테 안경.

아아. 그걸 본 여자애는 감탄했다.

세상에는 예뻐서 가슴이 찢어질만한 물건들이 너무 많구나 하고.

하지만 여자애는 무테 안경을 하지 못했다.

여자애의 엄마가 잘 깨진다는 이유로 도무지 해 줄 생각을 안했기 때문이다.

여자애는 결심했다. 커서 돈 벌면 내가 하리라.

그러나 막상 크고나니 여자애는 안경이 싫어졌다. 왜냐. 콘텍트렌즈라는 좋은게 있으니까.

그러다 여자애는 나이가 들었다.

더 이상 여자애라 할 수 없을만큼.

그때서야 여자는 오랜 숙원을 이뤘다. 무테 안경 쓰기.

원래 끼던 안경을 똑 부러뜨린 여자는 무테 안경을 샀다. 참 안어울렸지만 여자는 만족한다.

너무 오래 하고팠던 것을 이제야 했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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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리오 2005-08-02 17: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안경 안썼을 때는 왜 그리 안경이 쓰고 싶은지 말입니다. 막상 쓰기 시작하면 애물단지인데... ^^

paviana 2005-08-02 17: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무테안경 쓰고 싶지만, 눈이 너무 나쁜지라 안경점에서 말린답니다.
겁나게 돈들여서 2번 압축해야 된다고 해서 댐시 포기했답니다..

비로그인 2005-08-02 17: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윤상같은 뿔테 안경은 어떤가요? 저는 막상 뿔테를 하면 B사감같다는 말에 아직도 저어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저 무테 참 귀엽군요. 이영애나 니콜 키드먼이 써도 예쁠 것 깉습니다.

플라시보 2005-08-02 1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클리오님. 그러게요. 일단 안경만 딱 쓰고 나면 공부도 겁나게 잘될것 같고...히히. 어느날 안경이 귀찮고 싫어졌을때 충격이었어요. 아. 이게 싫어질수도 있구나 하구요. ^^

paviana님. 아... 눈이 너무 나쁘면 무테를 못 쓰는군요. 저런. 사실 저는 무테보다는 테가 있는게 더 어울리는데 너무 해보고 싶었던거라 시도했답니다.^^

플라시보 2005-08-02 18: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Jude님. 음... 이전 안경이 뿔테였어요. 그럭저럭 어울렸는데 그만 똑 뿌러트렸다는.. 이영애나 니콜 키드만 그렇죠. 흐..그러니까 제가 안어울리는거죠^^

mannerist 2005-08-02 18: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헤헷. 아래 '칼라'사진에서 착용컷 보고 '어라랏... 이건 아닌데.'생각을 하긴 했건만 이리 고백을 해 주시다니. 당황스러워서 원. 안경 페티쉬 매너는 기침이나 쿨럭;;;;

플라시보 2005-08-03 0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mannerist님. 호호. 제가 또 주제파악은 겁나게 잘 해요.^^ 안 어울리는거 알면서도 하는 마음. 알라나 몰라. 히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