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했던 그 친구는 어떻게 성공했을까
토마스 A. 슈웨이크 지음, 서현정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04년 9월
평점 :
절판


일단 제목은 좋다. 잘난 그 친구가 아닌 평범했던 그 친구의 성공. 책을 집어 드는순간 대부분 자신이 평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평범했던 친구가 아닌. 평범한 나도 성공할 수 있구나 하는 문구를 자동적으로 떠 올렸을 것이다. 하지만 결론부터 말 하자면 이 책이 한국의 실정에 맞지도 않을 뿐더러 별 도움도 되지 않는다고 해야겠다. 일단은 발상의 전환을 꾀한점은 신선했다고 평가할 수 있겠지만 단지 발상을 뒤집는다고 해서 모든게 해결되지는 않는다. 목표를 세우지 마라,  연줄 소용없다, 학교 다닐때 공부 못해도 성공하는데 지장없다, 성공하려고 기를 쓰지 마라 등등은 여태 우리가 들어왔던 말들과 전혀 반대되는 말을 하기에 '오옷 이것은 새로운 진리란 말인가?' 하는 생각이 들겠지만 내가 봤을때는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 말들이다.

물론 목표를 세우지 않고 학교다닐때 공부를 지지리도 못하고 연줄도 없는 사람이 성공할 수는 있다. 하지만 평범한 사람들이 모두 그런식으로 한다고 해서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저자는 학교다닐때 단지 공부만 못했을 뿐이면서 성공한 사람. 그리고 목표를 세우지 않고도 성공한 사람을 각기 따로따로 인터뷰를 한 다음 마치 성공한 모든 사람들이 위의 것들에 해당사항이 있는 것 처럼 묶어두었다. 그러나 저 중 하나 둘 정도 해당사항이 있어도 성공이 가능한지는 모르겠지만 골고루 갖춘 사람들은 글쎄. 과연 성공할 수 있을까?

한국 사회의 경우 특히나 기성세대들이 생각하는 성공은 돈과 직결이 되어있는것 같다. 남자들은 모임에 나가면 자기보다 더 많은 연봉과 더 큰집. 더 큰차를 타고 다니는 사람에게 부러움을 느끼고 여자들은 어떤 돈 잘버는 남편을 만나서 한달에 몇번이나 골프를 치고 다니는지 혹은 몸에 걸친 모피코트가 얼마인지에 따라 성공 여부가 가려진다. 모두 그렇지는 않겠지만 일단은 돈을 많이 벌면 성공했다의 범주안에 쉽게 들어갈 수 있는것이 한국사회이다. 땅은 좁고 인구는 많은 이 곳에서 목표도 세우지 않고 학벌도 시원찮고 인맥등의 도움도 없이 독불장군으로 잘 되기는 좀 힘들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작건 크건 목표를 세워서 노력하고 한우물을 파며 (여기서는 한우물을 파지 말고 이것저것 해 보라고 한다. 물론 틀린말은 아니지만 그렇게 해서 세월을 보내다 보면 아무것도 못하는 경우가 더 많다.) 학연이나 지연등은 무시못할 만큼 파워를 가진다. 냉정하게 보자면 이 책은 현실도피 이외에는 별다른 것을 제공해주지 못한다.

내가 생각할때 성공하는 사람들은 성공을 꿈꾸고 목표로 세우고 노력하는 사람들이다. 발상의 전환을 이루어내는 것은 좋지만 이미 목표를 가지고 노력하는 사람들에게 '나 괜한짓 하는건가?' 하는 의구심이 들게 할 만큼 이 책은 우리가 알고 있는 것과 철저하게 반대로만 가고 있다. 한가지 다행스러운 것은 한국인이 아닌 외국인이 쓴 만큼 우리의 실정과는 다를 것이고 이 책을 읽는 독자들 또한 그 생각을 할 것이라는 점이다.

다들 성공하면 좋겠지만 성공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피라미드의 가장 꼭대기점을 차지하는것 (다단계 얘기가 아니다.) 그게 어떤 형태의 성공이건 간에 최고가 되는 것은 힘들다. 하물며 한 학급에 40명정도 모여있는 곳에서 학교에서의 성공이라 불러도 좋을 1등을 하는 것도 엄청나게 힘이드는데 다양한 사람들이 모여있는 사회에서 단지 공부만 잘 하는 것으로는 해결되지 않는 성공을 한다는 것은 일반인들에게는 하늘의 별 따기나 다름없다. 다만 꿈을 가지고 노력하고 꿈을 이뤄서 행복한것 정도는 노력 여하에 따라 모두 이룰 수 있다. 하지만 이 책에서 말하는 것 처럼 누구나 발상의 전환과 노력만 한다면 다 성공할 수 있는건 아니다. 그렇게 성공이 간단하다면 세상은 피라미드가 아닌 일직선이 되어야 할 것이다. 평범함이라는 단어를 넣어서 누구나 한번쯤 꿈꾸는 성공에 대해 '별일 아니야. 너도 할 수 있다구' 하는건 용기를 심어준다기 보다는 헛된 망상을 심어주는게 아닌가 싶다. (이 책에서는 꿈꾸지 말라고 하는게 헛된 망상을 하지 말아야 하기 때문이라고 하지만 내가 보기에는 평범하고 큰 노력 없이 성공할 수 있다고 우기는 이 책이야 말로 망상 그 자체이다.)

어떤 사람들을 인터뷰 했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알고 있는 성공한 사람들은 이 책처럼 행동하지 않았다. 그들은 꿈을 꾸고 목표를 세우고 그리고 그걸 이루기 위해서 뼈를 깎는 노력을 했다. 성공을 거저먹으려 드는 자들에게는 적당한 책인지 모르겠지만. 이 책이 거저먹는 성공을 가져다 주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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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태우스 2004-10-26 18: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님의 리뷰는 비판하실 때 더 빛이 나는 듯... 성공한 사람들은 책에 있는대로 행동하지 않지요....^^

플라시보 2004-10-26 18: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태우스님. 저도 그럴것 같아요. 책에 적힌대로 해서 성공하고 다 잘된다면 누군들 따라하지 않겠습니까. 흐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