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런 잠옷. 나는 평생 안 입고 살 줄 알았었다. 물론 대부분의 날들에 CK남자 잠옷을 떡하니 입고 있지만 (바지 앞부분이 뚫린것이 아주 웃긴다.) 가끔 여름이면 저 까사미아 잠옷 (왼쪽)을 꺼내입곤 한다. 안나수이 거울과 링루즈에 이은 저 잠옷으로 인해 나는 공주병 환자로 보여질 것이 분명해 보이지만 내가 가지고 있는 물건이며 추천할 만 하기에 어쩔 수 없다. 우선 저 잠옷 보기보다 튼튼하다. 그냥 끈이 있는 인테리어 소품 메이커의 다른 잠옷도 하나 더 있는데 그건 생긴건 튼튼한데 빨아보니까 옆 솔기들이 잘 떨어졌다. 그런데 저 잠옷은 암만 세탁기에 막 돌려도 멀쩡하다.
프리 사이즈인데 나는 남들보다 진동선(어깨에서 겨드랑이 까지 둘레. 맞나? 길인가? 암튼) 무지 짧기 때문에 저 끈을 좀 짧게 수선을 해서 입었다. (집구석서 직접 함) 다소 빈약한 가슴을 가진 처자들은 입고 고개를 숙이거나 하면 속이 훤히 보이니 주의할것.
흰색에다 레이스도 막 달려 있어서 입고 있으면 한 공주 하는 잠옷이다. 누구나 하나쯤은 그런게 있는지 모르겠지만 나는 흰 원피스형 잠옷에 대해 환상을 가지고 있다. 어릴때 우리 엄마가 입던 흰 원피스형 긴팔 잠옷이 나는 세상 어떤 옷 보다도 이쁘고 순결해 보였었다. 그래서 그런지 실용적이고 편한 옷을 선호하는 나 인데도 저것 만큼은 덜컥 사 버렸다. 그리고 지금 한 3년째 여름이 오면 꺼내 입고 잔다. 아침이면 말려 올라간 치마를 머리에 쓰고 있을 망정. 자기 전에는 저걸 입고 공주인양 거울 앞에서 머리도 함 빗어주고 그러고 잔다. (안다. 나 병 좀 있는것 같다. 그러나 더 늙으면 그런 병 마저 표현을 하지 못할 것 같아 요즘 목하 표현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