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카콜라는 어떻게 산타에게 빨간 옷을 입혔는가 - 위기를 돌파하는 마케팅
김병도 지음 / 21세기북스 / 2003년 9월
평점 :
품절


아침에 출근하려고 현관문을 나설때, 내 우편함에는 내가 주문하지도 않은 상품 카탈로그 책자나 광고지들이 잔뜩 꼽혀 있다. 출근을 해서 컴퓨터를 열고 이메일을 체크하면 70% 이상이 광고성 메일이다. 그 중에는 경품에 눈이 멀어서 내 스스로 등록을 했기 때문에 메일로 날라온 것도 있고 대체 나의 정보를 어디서 빼냈을까 싶게 전혀 듣도 보도 못한 곳에서 온 메일도 있다. 업무를 시작할라치면 이번에는 전화들이 나를 가만 두질 않는다. 처음에는 딴소리들을 한다. '모모 사이트 이용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고객님. 고객님한테 적립금을 드렸으니까요. 마이 페이지에서 확인하시구요'로 시작을 해서 결국에는 무슨 보험 상품과 그 사이트가 제휴를 맺어서 2만 몇천원에 내가 걸릴지도 모르는 모든 질병들에 대해 다 보장을 해 준단다.

과거부터 지속되던 TV와 라디오 전광판 광고는 그렇다 치더라도 앞서 설명한 것 까지 다 합치자면 우리는 하루에도 수십군데의 마케팅에 노출되어 있는 것이다. 그들은 때로는 표적을 기막히게 잘 찾아서 시의 적절하게 다가오기도 하고 때로는 전혀 필요도 없는데 시간만 뺏는다는 짜증을 유발시키기도 한다.

이 책은 현재 급변하고 있는 마케팅 환경에 대해 기업이 어떻게 대처를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해, 또 마케팅 역사와 잘된 마케팅 사례에 관해 얘기하고 있다. 틈새 시장을 개척하기도 하고 기존의 것을 업그레이드 하기도 하면서 세계 각 기업들은 오늘도 자신의 브랜드와 자신의 상표를 알리기 위해 최선을 다 하고 있다. 책의 장점은 나처럼 마케팅과는 무관한 인간이라 할지라도 지루하지 않고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설명과 함께 실제 사례들을 재미나게 엮어두었다. 또한 전문용어가 많이 등장하지 않고 등장한다 하더라도 충분하게 이해 가능한 것들이라서 비 전문가가 읽기에 더욱 좋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 이뤄지는 일련의 마케팅들을 보면 가히 전쟁이란 말이 무색하지 않을 지경이다. 하루에도 수없이 쏟아지는 유사 제품들 속에 우리 기업이 만든 제품을 쓰게 하려면 첫번째로 소비자에게 이러한 상품이 존재한다는 것 부터 알려야 하며 이것이 바로 마케팅의 출발점이다. 일대일 방문 판매를 할 것인가 아니면 텔레마케팅을 할 것인가 아니면 인터넷을 이용할 것인가를 결정해야 한다. 소매점 같은 곳에 진열 할 것이라면 제품과 동시에 제품의 브랜드도 알려야 한다. 우리 아버지는 전자제품은 무조건 삼성과 소니를 선호하는데 이유를 물어보면 잘 모르겠다고 한다. 그러면서도 삼성과 소니를 선택하게 되는 것에는 삼성과 소니라는 브랜드 이미지와 파워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즉 뭔지 몰라도 삼성과 소니가 만들었으면 제대로 만들었을 것이라는 것. 그리고 남들이 보기에도 폼 나 보인다는 것이 바로 수많은 유사제품을 제치고 삼성과 소니가 우리집안에 들어 올 수 있는 이유인 것이다. 이러한 브랜드 파워 뿐 아니라 물건 자체도 좋아야 함은 물론이다. 하지만 소비자는 써 보기 전에 뭐가 왜 좋은지 알 수가 없다. 그렇다면 기업으로서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자신의 브랜드와 자신의 물건을 소비자에게 알려야 하는 것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가장 재밌었던 것은 스와치와 코카콜라의 사례였다. 모두의 명절인 크리스마스. 그리고 여름이 아닌 겨울에는 잘 매치되지 않았던 코카콜라가 산타의 이미지를 이용해서 크리스마스를  콜라와 절묘하게 조화를 이루도록 한 것은 겨울에도 코카콜라가 꾸준하게 팔릴 수 있는 원동력이 되었다. 그 결과로 코카콜라는 계절을 가리는 상품이 아닌 1년 내내 꾸준하게 롱런하는 상품이 되었고 우리는 산타클로스의 빨간 옷과 하얀 수염만 봐도 코카콜라 병을 들고 있는 산타를 자연스럽게 떠 올리게 되었다. 스와치는 늘 고급 시계의 대명사였던 스위스에서 출발 했다는 것이 의외다. 알다시피 스와치는 패션 시계이자 고가가 아닌 중저가의 시계이다. 패셔너블 하면서도 싸구려의 이미지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한번 사면 대를 물려가며 차야 하는 부담스러운 시계가 미국이 아닌 세계최대 정밀산업의 강국 스위스에서 출발했다는 것은 다소 의외다. 늘 고급스런 재료와 100% 수공제작으로 시계 하나에 엄청난 가격을 매기던 다른 스위스 시계들과 달리 스와치는 가볍고 패셔너블하면서 대량제작이 가능한 상품을 만들었다. 스와치는 현재 캘빈 클라인등과 제휴를 맺어서 캘빈이 디자인하고 스와치가 만든 ck시계를 비롯해서 수많은 시계를 생산하고 있다. 모델 교체가 매우 빠르고 여러 아티스트들의 한정판을 출시하는 등의 노력 때문에 스와치는 시계 모델 중에서 가장 많은 수집가 집단을 팬으로 거느리고 있다.

이 책은 전문적인 마케팅 설명의 장이 끝나면 코카콜라나 스와치 같은 사례를 바로 접목해서 뒤이어 붙여놨기 때문에 전문적인 부분을 읽으며 뭔소린가 했던 일반인들도 뒷장은 재미난 사례 중심이여서 재밌게 읽을 수 있도록 해 두었다. 이것을 아예 책의 앞쪽과 뒷쪽으로 양분해 두었다면 앞쪽 혹은 뒷쪽만 편중해서 읽을 수 있었겠지만 저자는 전문적설명 바로 뒤에 사례를 하나씩만 붙여 두므로써 끝까지 책을 다 읽을 수 있도록 배려한 점도 눈에 띈다.

나처럼 마케팅과 전혀 무관한 직종에 종사하며 살고 있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자본주의 사회에서 하나의 소비자로 존재함으로 인해 끊임없이 마케팅에 노출이 되어 있는 한 아예 상관없다고 생각하기는 힘들다고 본다. 그렇다면 대체 날마다 나에게 불어닥치는 마케팅의 바람이 무엇인지 정체 정도는 알아둬도 나쁠 것 없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사람들도 쉽고 재밌게 마케팅이 무엇이며 어떻게 흘러왔고 흘러 갈 것인지를 설명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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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4-04-17 16: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코카콜라가 왜 빨간생인 지 궁금했었는데... 이제 야 알겠네요..ㅋ

플라시보 2004-04-18 16: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기요. 코카콜라는 빨간색은 아닙니다. 검은색이죠. 불빛에 보면 약간 붉게 보이기도 하지만 그건 액체라서 빛이 통과하여 그렇게 보이는게 아닌가 싶네요. 아무튼 코카콜라는 검은색이고 검은색인 이유는 코카콜라에 들어가는 캬라멜 때문에 그렇습니다. 빨간색은 코카콜라의 로고 (흰 바탕에 코카콜라라고 적혀있죠) 색이고 그래서 산타에게 빨간옷을 입혔다고 말 하는 것입니다. 원래 산타클로스는 빨간옷을 입고 있지 않았구요. 지금 우리가 알고있는 전형적인 산타의 모습은 코카콜라사에서 만든 이미지 입니다.(흰 수염에 빨간 볼. 불룩 나온 배. 그리고 빨간색에 흰색 털이 달린 의상 등등) 님께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dogduks 2004-05-09 14: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덕분에 이 책을 구입해서 재밌게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