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차 안. 

한달에 한번 정도는 KTX를 타고 출장을 가는데 

왜 난 철도 승차권 회원에 가입하지 않았을까?  

뭐 게으른 탓이지 뭐.. 



캠벨 스프와 마를린 먼로 사이에 위치한 엄한 저 여자는 누구인가... 





이런 극단적인 클로즈업. 다들 부담스러워 하는데  

유일하게 이 사람은 그러하지 않다. 

하긴 광고를 찍으시는데 이런것 쯤이야.. ENG도 아닌데 말이지.  

곧 다우니 (세제, 아마 세탁용) 광고를 찍는다 하심 

데톨에 이은 두 번째 가정용 위생용품(맞나?) 광고 

한때는 이 언니랑 방송도 했었는데 

지금은 너무 오래전이라 내가 방송을 했었단 사실도 까마득. 



숙소를 잡아놓고 

욕실 정리를 하고 나온 후 

화장실에 다녀온 내 친구가 깜딱 놀라며 말했다. 

'욕실에 저 와글와글 한 것들은 다 니가 싸온거냐?'  

다들 집 나오면 저 정도는 하는거 아닌가? 

나만 그런가? 

음.... 



정말 우라지게 추웠다.  

아침에 일어나니 숙소 창이 저 모양이었다.

반팔 T셔츠, 그 위에 검은색 쫄티,  

목 폴라 니트, 꽈배기 문양의 꽤 두꺼운 카디건 

그리고 오리털 패딩 재킷에다 목도리까지 둘렀지만 

그래도 추웠다. 

더이상 나더러 뭘 어쩌란건지...



한때 아파트 아래 위에 살던 사이 

함께 학교를 다니던 사이 

맨날 학교 같이가고 장보러 다니고 알바까지 함께해서 

둘이 사귀는거 아니냐는 소문에 시달리던 사이. 

그러나 그의 남다른 취향이 밝혀지면서 

소문은 순식간에 증발. 



서울역 4층 엔제리너스 커피. 

내가 알기론 서울역에서 유일하게 실내 흡연이 가능한 곳. 

이제 담배피러 카페나 커피숍 가던 호시절은 사라졌다. 

이 엄동 설한에 오돌오돌 떨지않고 

실내 흡연 가능한 곳을 위해 역삼부터 청담, 압구정까지 다 뒤지던 그 시간이 떠올라 

새삼 토하겠다. 

점점 흡연자에게 가혹한 시절이 오고 있다. 


 

명색이 출장이라 

나름 스케줄이 빡빡했다. 

그래도 그 와중에 짬짬이 지인들을 만났다. 

인간관계 정리되는 그 순간 

그야말로 나이가 팍 들어버릴 것 같아서...  

근데 저 얼굴에 저 피부에 

노메이컵은 진짜 너무했다. BB크림이라도 바르는 성의를 보일껄. 

저건 진짜 예의가 아닌거지..민폐인거지..



집으로 오는 길 

다이어리를 펴고 뭘 끄적거리다가 

그대로 엎어져서 쿨쿨 잤다. 

알람 안맞췄음 어쩔뻔했어. 

생각만해도 아찔. 

 

이번 출장에서 건진건 

새로운 연재와 

새로운 책에 대한 제안과 

나의 가장 멋진 파트너인 편집자 수진씨의 진심어린 조언들. 

그리고  

난 혼자가 아니란걸 알게 해 준 

원영언니, 훈이, 정이언니, 여하연 기자, 영이의 존재를 새삼 확인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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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 2010-01-26 08: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딸랑 칫솔만 챙겨가는 저도 깜딱!

플라시보 2010-01-26 09:55   좋아요 0 | URL
ㅎㅎ 전 일단 밖에서 자야 한다고 생각하면 집을 통째로 업고 가고 싶어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