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화려하게, 더 대담하게... 전세계를 사로잡은 그녀들이 온다. 더니 정말로 왔다. 다만 카피처럼 더 화려하고 대담한게만 돌아온건 아니다. 그녀들은 나이를 먹었으며 (극중 사만다 존스가 50회생일을 맞이한다.) 사랑과 결혼에 대해 어느정도의 해답을 찾아서 돌아왔다.

적자에 허덕이며 꺼져가는 HBO를 기적같이 살린 드라마 한 편이 있었다. 바로 섹스 앤 더 시티가 그 주인공. 드라마의 주연은 영화나 드라마보다 연극쪽에서 재능을 더 인정받았던 사라 재시카 파커. 솔직히 나는 사라 재시카 파커를 화성침공에서 처음 봤었는데 (단발머리 리포터로 나와서는 나중에 개와 몸이 바뀐다.) 그 긴 얼굴 생김새하며, 가뜩이나 긴 얼굴을 더 길어보이게 하는 단발머리에 괴상한 옷차림을 보고는 뭐 저런 여배우가 다있나 싶었었다. 피어스 브로스넌의 상대로 나올 정도면 영~ 신인은 아닌것 같은데 암만 봐도 카메라 맛사지를 받은 여배우의 그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사라는 캐리 브레드 쇼 라는 딱 맞는 옷을 입음으로써 미운오리 새끼에서 (헐리웃에서 그랬다는게 아니라 나한테서) 백조로. 그야말로 극적 재탄생을 하게 되었다.

드라마에는 총 4명의 뉴욕 맨하탄에 사는 여성이 나오는데. 신문에 연애 칼럼을 쓰는 캐리 브레드 쇼.(이 드라마의 제목이 바로 캐리의 칼럼 제목이다.) 홍보회사 대표로 있는 사만다 존스. 미술관 큐레이터인 샬롯. 그리고 변호사로 있는 미란다 홉스. 이렇게 4명이다. 극중 그들은 절친한 친구로 나오는데 나이는 사만다가 가장 많고 (다른 사람들보다 2살 정도 연상인듯) 나머지는 비슷한 나이이다. 네 명의 캐릭터는 각자의 역할이 분명하나 가장 불분명한게 바로 주인공인 캐리다. 캐리는 요조숙녀도 그렇다고 섹스에 대범한 여자도 아니며 로맨스를 믿는것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해서 무척 현실적인 여성으로 나오지도 않는다. 그러니까 로맨틱함에 목숨을 거는 샬롯과 섹스의 화신 사만다. 그리고 이성적이기 그지 없는 미란다를 적당히 잘 섞고 거기다 몇가지 양념을 더하면 캐리가 된다. (그 몇가지 양념에는 패션에 대한 활활 타오르는 열정을 가장 많이 넣어야함은 물론이다.)

뉴요커답게 이들의 패션 아이템은 정말 화려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마크제이콥스, 디올, 랑방, 크리스찬 라끄르와, 루이비통, 샤넬, 프라다, 에스까다, 베르사체, 돌체 앤 가바나, 구찌, 비비안 웨스트우드. 거기에다 저 유명한 구두 브렌드인 마놀로 블라닉과 지미추까지. 뉴욕에 사는 이 싱글 여성 4명은 그야말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상표를 달고 나오며. 시즌 내내 단 한번도 같은 옷을 입고 등장하지 않는다. 내 생각이지만 이들의 의상 담당은 시즌마다 이들에게 새로운 패션을 입히기 위해 전세계의 모든 브렌드를 다 뒤졌을 것이다. 앞서도 말했지만 그 중에서 캐리 브레드쇼는 특히 패션에 죽고 패션에 산다. 강도를 당했을때도 다 가져가도 자신이 아울렛에서 억지로 건진 마놀로 블라닉 만큼은 가져가지 말라고 애원하며 (목숨이 아닌 구두를 애원하다니..) 전세금이 없어 친구들에게 돈을 빌리면서 자신에게 있는 구두를 전부 모으면 집 한채 값임을 한탄하고 (그렇지만 또 다시 사제끼고) 지나가다가 너무 예쁜 구두 (지미추인지 마놀로인지 헤깔린다만) 를 보고는 시즌 내내 단 한번도 보여준적 없는 너무나 애절한 목소리와 표정으로 '헬로 러블리' 라고 말하기도 한다. (이 구두는 나중에 미란다가 그 위에 양수를 촥 하고 쏟아주신다.)

솔직히 말하자면 신문에 칼럼쓰고 책 한권 낸 캐리 브레드쇼가 그토록이나 많은 브렌드의 많은 제품을 어떻게 다 구입하는지 정말 신기할 따름이지만 (1자당 5달러를 받는다고 쳐도 말이다.) 여하튼 그녀는 모든 브렌드의 모든 아이템을 다 갖고 있는. 그야말로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에서 보여지듯 그녀의 집은 보그나 엘르 같다. 사실 캐리가 살고 있는 아파트는 좀 좁은 편인데 그 많은 구두와 가방과 옷과 악세사리들을 다 어떻게 수납하는지 용하기도 하다. 아마 그녀는 연애칼럼이 아닌 마샤스튜어트의 날씬하고 패셔너블한 버전이 되어 '완전하고도 완벽한 수납공간 활용' 같은 책을 냈으면 더 대박을 쳤을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이 4명의 여성들이 늘 패션에만 목숨을 거는것은 아니다. 그녀들은 사랑에도 우정에도 목숨을 건다. 매주 토요일이면 느긋하게 브런치를 즐기며 서로의 일주일을 얘기하고 (이것 때문에 우리나라에도 어지간한 카페에는 모두 브런치 메뉴가 생겼으며. 늦은 점심먹자 란 말 대신 브런치 어때? 라고 말하는 느끼족들도 속속 출몰하는 계기가 되었다.) 둘씩. 혹은 셋 씩만 만나서 볼일 (거의 쇼핑이지만) 을 같이 보기도 한다. 극중에서 가장 바쁠것 같은 사람은 사만다지만. 실제로 그녀는 거의 바쁘지 않아 보인다. 그녀가 일을 하는 장면은 직접적으로 나온다기 보다는 홍보를 맡은 회사의 오너와 바람이 난다던지 하는 식으로 간접적으로만 표현이 된다. 하지만 가끔 그녀는 힘을 썼다면서 최고의 포터그래퍼와 디자이너를 한군데 모으기도 하고 패션쇼 앞자리를 4개쯤은 우습게 빼내며, 협찬을 받지 못하는 명품 브렌드는 없다. 정도로 자신의 능력을 보여주기도 한다. 그럼 극중에서 누가 제일 바쁜가. 바로 변호사 미란다다. 내 생각에 그녀는 법정 근로시간을 초과해도 이만저만 초과하는게 아니다. 그녀는 자수성가에 똑 부러지며 이성적인 타입으로써 내가 4명 중에서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이기도 하다. (특히 아기 낳을때 간호사나 의사가 힘줘요. 어머 어쩌고 저쩌고 호들갑을 떨지 못하도록 캐리에게 당부하고 '끙' 하고 한번만 힘을 준 다음 브레디를 낳는 장면은 그야말로 내가 여태까지 본 아기 낳는 장면을 다룬 모든 드라마, 영화, 다큐 중에서 가장 감동적이었다.) 안바쁘기로는 캐리도 마찬가지지만 (그래도 맥북을 들고 설치기는 한며. 극의 마지막은 주로 캐리가 찍어대는 글짜들이 화면에 나오는 것으로 마무리된다.) 샬롯 요크가 가장 한가하다. 그녀는 있는 집 자식으로 태어나 있는 집에 시집가서 이혼한다음 위자료를 왕창 받은 케이스로 (그렇다고 해서 그걸 받아내려고 오만가지 악의적인 방법을 다 쓴건 아니다. 왜냐면 샬롯은 가장 비현실적인 캐릭터로 나오기 때문이다.) 늘 부자로 산다. 하지만 패션에 있어서는 가장 뒤진다. 왜냐면 그녀는 주로 조신녀 패션을 기본으로 하기 때문에 지루하기 그지없는 랄프로렌이나 버버리를 가장 많이 걸치고 나온다. 저런 이유에서 대게 여자친구 때문에 억지로 이 드라마를 보는 남자들은 샬롯을 가장 좋아라한다.

사랑에 있어서 샬롯은 늘 백마탄 왕자님을 기다린다. 하지만 실제로 꽃미남 스타일을 만나서 연애하지는 않는다. (마지막에 유태인 아저씨는 완전 미니미처럼 생겼다.) 다만 늘 로맨스를 꿈꾸고 로맨틱한 상상을 즐겨하며 어떤 일에도 오바스런 반응을 보이나 그걸 사랑스럽게 승화시킬 줄 안다. (예쁘니까.) 반면 미란다의 사랑은 샬롯의 정 반대 지점에 있다. 그녀는 사랑에 있어서도 철저하게 이성적이다. 누가 변화사 아니랄까봐 말도 엄청 조리있게 한다. 바텐더와 사귈때도 섹스가 끝나면 어색하게 웃으면서 (그러니까 억지로 웃어주면서) 즐거웠어 잘가. 이게 다다. 그렇지만 그녀는 냉혈한은 아니다. 캐리가 가장 믿음직하게 여기며 이런저런 충고를 받는 존재이며, 가끔은 그녀도 매우 인간적인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다음은 미란다. 미란다야 말로 가장 심플하고 확실한 사랑을 한다. 바로 섹스에만 포커스를 맞추기 때문이다. 그녀는 오히려 미란다보다 더 관계의 심플함을 추구한다. 사랑이나 감정같은게 구질구질하게 따라붙는것을 싫어해서 선물을 받으면 꼭 아무 의미가 없는지를 확인 한 다음 기뻐하며 받는다. (약혼 반지랄지 그런걸 질색한다.) 극중에서 가장 화끈한 베드씬을 가장 많이 연출하는데. 실제로 그녀의 비중은 매우 작았으나 인기가 크게 올라서 매 시즌마다 분량이 늘어나고 이때문에 캐리와의 불화설도 끊임없이 떠돌았다. 어찌되었건 생각보다 대중의 사랑을 화끈하게 받는 사람이 있다면 단연 사만다다. 마지막으로 캐리 브레드 쇼. 극 중에서 가장 많은 남자를 만나지만 가장 사랑에 힘들어하는 사람이 바로 주인공인 캐리다. 중은 제 머리를 못 깍는다는 내 지론과 딱 맞아떨어지게도 그녀는 연애 칼럼니스트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연애에 능숙하지 않다. 가끔은 자신이 뭘 원하는지도 모르고, 어떨때는 거짓 관계에 눈이 멀어서 진정한 사랑을 알아보지 못하고 보내기도 한다. 허나 제각각으로 보이는 이들의 사랑에도 공통점은 있다. 바로 싱글이라는 점이다. 싱글을 지향하건 (캐리. 사만다. 미란다.) 싱글을 지향하지 않건 (캐리.샬롯) -그렇다 캐리는 여기저기 중복되는 복잡한 캐릭터이다.- 그녀들은 모두 싱글로 나온다. 물론 샬롯이 결혼을 두 번 하게 되고. 미란다는 결혼은 하지 않지만 바텐더와의 사이에 사내아이를 낳고 (나중에는 한다만) 살긴 하지만 그녀들은 모두 싱글로 보인다. 아니 딱 싱글스럽게 산다.

이 드라마는 시즌이 끝나고 난 이후 재방송을 하는 기간에도 시청률이 엄청나게 높았고 전 세계로 팔려 나갔으며, 이들은 드라마 코메디 뮤지컬 부분 최초로 케이블 드라마가 오스카상을 거머쥐는 쾌거를 이루게된다. (아..오스카 아님 어쩌지? 기억이...) 캐리 브레드쇼가 주연상을 받았고 한참 뒤 인기가 오른 사만다 존스는 조연으로 상을 받게 된다. 아무튼 이 드라마의 파급 효과는 대단해서 캐리를 비롯한 3명의 여성은 패션 아이콘으로 등극하게 되고. 전세계에서 곱창머리끈을 몰아내는데 일조를 한다. (이번 영화로는 바나나핀을 몰아 낼 것이다. 아.마.도.) 사정이 이러니 이게 영화로 제작되지 않으면 그게 더 이상한 일이다. (이상한 일은 프렌즈도 마찬가지. 아직 안나오다니.) 그래서 개런티 문제로 몇년이나 난항을 겪었지만 결국 사라 제시카 파커를 비롯한 3명의 여배우들이 계약서에 싸인을 하게 되고. 엄청난 보안속에 영화는 촬영에 들어갔다.

그리고 그 영화가 한국에는 지난 5월 6일 개봉을 했다. 나는 물론 개봉 당일 마놀로 블라닉 대신 버켄스탁 쓰레빠와 샤넬 정장 대신 돌체 앤 가바나의 런닝구 같은 원피스 (그야말로 한 조각으로 이어진 옷일 뿐. 원피스라는 어감에서 오는 느낌은 그 어디에도 없다.) 를 입고 루이비통 대신 오휘 화장품사고 사은품으로 받은 비니루 가방을 들고 떡하니 가려 했으나 못그랬다. 왜냐면 6월 10일날 책이 나오는 기념으로 지인들과 함께 극장을 빌려 조촐한 출간기념으로 섹스 앤 더 시티 보기를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나는 그날 게스트가 아니었으므로 제대로 영화를 보지 못했다. 중간중간 사람들은 들락거리지. 늦게 오는 인간들과 인사해야지. 영화에 집중하기에는 너무 정신이 없었다. 그런데 내 여동생이 이 영화를 보고 눈물을 흘렸다는 말을 듣고는 당장 영화관에서 다시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DVD가 출시되자 마자 댐시 사서 소장 할 예정이지만 그때까지 도저히 기다릴수가 없었다. 그래서 지난 토요일 이 영화를 다시 봤다. 내 오랜 지인과 함께. (그는 영화 보는 내내 영화표를 오징어처럼 접어서는 '오징어 먹을래?' 라는 말로 딱 한번만 영화를 방해했을 뿐. 조용하고도 참신하여 영화같이 보기 최상의 파트너쉽을 발휘해주었다.)

아...내가 이 주제가를 얼마나 좋아하는가. 딴딴 따단 딴딴딴 따라라 딴딴 따단 딴딴딴 따라라 딴 하고 나오면 어깨가 절로 들썩일 지경이었다. (오죽하면 싸이에 내 배경음으로 이게 깔려있겠는가) 나는 그때 이 영화를 보러 온 모든 이가 일어서서 기립 박수를 치고 휘파람을 불고 환호성을 날릴 줄 알았는데 다들 좌석에 앉아서 흥분을 억누르고 있었다. 역시 그런 명장면은 메트릭스 하나 뿐이었나보다. (메트릭스 2 개봉당시 모 영화관에서 초록색 디지털 타이포가 주루룩 떨어지는 저 유명한 장면에서 모두 일어서서 기립박수를 치고 휘파람을 불고 소리지르고 그야말로 난리도 아니었다. 그 경험 이후 나는 모든 영화를 그렇게 보고픈 환상에 시달리고 있는데, 지인인 모 영화사 잡지 기자는 그러려면 기자가 되어 칸에 가라고 해서 나를 좌절시켰다.) 하지만 군데군데 이 드라마를 모두 본 이들만이 알아듣는 코드가 나왔을때는 옆사람 신경쓰지 않고 박장대소를 했으며, 특히 미란다의 에피소드에는 모두들 감탄사를 내뱉느라 정신이 없었다.

영화는 매우 유쾌했다. 하지만 이 유쾌함 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많은 부분들도 있었다. 오히려 그런 장면들은 이들이 추구하는 화려한 드라마적 장치로 인해 가려지는 안타까움이 있을 정도로 명장면들이 많았다. (특히 캐리가 초췌해져서는 거울을 보는 장면에서는 정말이지 나도 울뻔했다. 여동생이 말한 장면이 바로 이 장면이었음은 따로 물어 볼 필요조차 없었다.)

그러나 섹스 앤 더 시티를 보지 않았으며 마놀로 블라닉이나 지미추가 뭔지 모르면 이 영화는 더없이 이상한 영화로 보일 것이다. 4명의 여자가 나와서 마구 떠들고 웃고 결혼하고 헤어지고 아기낳고 어쩌고 하다가 (더구나 명품 브렌드는 쉴새없이 화면을 잡아먹을듯 가득 메우고) 띠링 하고 끝나버린다. 여자친구 때문에 억지로 끌려온 남성 관객들은 모두 빗금을 그으며 봤는데 충분히 이해 할 만했다. (근데 우리 여자들은 웨스턴 무비나 액션 영화도 재미있게 보는데 남자들은 자기의 취향 및 분야를 벗어나면 받아들이는 스펙트럼이 너무 좁은것 같다.) 허나 드라마를 매번 챙겨봤으며 영화 때문에 샤넬 레이디 백을 사기 위해 돈을 모으고 지미추나 마놀로 블라닉을 사려고 인터넷 사이트를 뒤져봤었다면 이 영화는 백프로 관객을 만족시켜준다. 드라마보다 훨씬 더 많은 제작가간과 돈을 들였으니 이건 안그래도 재미있던 드라마가 빵빵하게 업그레이드 된 느낌이다. 더구나 너무 짧은 드라마에 비해 시간도 넉넉하다. 러닝타임이 무려 2시간 반이다. (한국 배급사와 극장주들이 어떻게 편집을 안했는지 신기할지경) 러닝타임이 긴 만큼 보는 내내 아이스티나 콜라등을 쪽쪽거렸다가는 반드시 한번은 화장실을 가야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맞다. 내가 저랬다.) 그러나 한 장면만 놓치면 다음 이야기와 연결이 안되는건 아니지만. 모두가 눈에 아로새겨넣어야 할 만큼 의미있고 중요한 장면이므로 화장실을 다녀오면 대략 낭패다. (난 이전에 봤던 장면을 골라서 갔다오느라 참는동안 오줌보 터지는줄 알았다.)

영화의 평은 극과 극이다. 좋았다는 사람 이것도 영화냐고 하는 사람. 물론 나는 전자쪽이지만 후자쪽의 의견도 일면 이해는 간다. 충분히 그럴 수 있다. 이 영화에서 제시하는 각종 코드를 모른다면 영화는 더없이 재미없다. 한가지 아쉬운 부분은 그 되도않은 번역이다. 아...정말이지 없는 말 더하고 있는 말 빼고. 할 말이 없다. (이렇게 쓰니 내가 참 영어를 잘 하는것 처럼 느껴진단 말입지) 그대로 번역을 해도 이 영화를 보러 온 대부분의 마니아들은 알아들었을텐데 영화는 계속 3살박이 아이도 알아듣게 하고 말꺼야를 고집한다. 거기다 한국식 번역. 이를테면 지금 유행하는 인터넷 용어따위를 쓰는 일은 제발이지 내 얼굴이 더 화끈거리니까 좀 안그랬으면 좋겠다. 한국 영화도 아닌데 굳이 한국인만 알아듣는 단어를 영화와 붕 뜸에도 불구하고 집어넣어야 할 그 이유가 나는 진짜로 궁금하다.

장담컨데 이 드라마를 재미있게 봤으면 분명 영화도 재미있을 것이다. 하지만 드라마를 한번도 못 봤거나 이 드라마를 보긴 했으나 영 정을 못 붙였으면 안봐도 그만이다. 나중에 케이블채널에서 하면 보던가 아니면 비디오로 봐도 된다. (중간에 온갖 딴짓을 다 할 수 있으니 영화가 지루해서 죽진 않을 것이다.)

아... 나는 댐시 영화OST를 살 것이며 DVD가 나오자 마자 예약구매를 할 것이다. 그리고 도대체 캐리가 비서한테 선물한 그 루이비통 백은 어디가면 살 수 있지? (매장 기웃거려봤는데 없더만. 오리엔탈해서는 늙어서도 들기 딱 좋을 롱롱 아이템인데 말이지..) 그리고 나는 이런 내가 하나도 쪽팔리지 않다. 좋아하는 것에 대해 열정을 표현할 수 있는것. 그건 나이제한이 아닌 정신연령제한의 문제니까.

사족) 아놔. 다 쓰고나니 논문 한편이 따로 없다. 내가 칼럼을 이렇게 열심히 썼으면 진짜 지금쯤 한국판 캐리가 되어있을지도 모른다.

끝으로 하나만 더. 영화에서는 TV드라마때 도입 부분에 늘  나왔던 자기 얼굴이 그려진 버스가 지나가고 물이 튀겨 당혹스러워하던 캐리가 입었던 옷이(발레복같은) 등장한다. TV시리즈를 볼때는 참 골때리는 옷이라고 생각했는데 영화에서보니 어찌나 반갑던지. 나도 그녀들처럼 합격을 외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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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와 2008-06-24 1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스터 빅의 역활이 이 작품에서 얼마나 강렬(?)한지
다른 드라마 뉴욕경찰시리즈물인가 암튼 경찰로 나오는 역활에선 이상하리만치 어색하더군요.
(백프로 저의 주관적인 생각입니다만..ㅋ)

플라시보님!
저도 캐리가 입었던 그 발레복에서 TAKE라고 크게 외쳤어요!
아하하하~

플라시보 2008-06-24 15: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하 이렇게 반가울때가 동지를 만났네요. 암만요. 그 발레복같은 옷은 당연 살아남아야지요. 드라마의 도입부분에 꼭 나오니 무슨수로 정을 안붙이겠어요. ㅋㅋ 물론 그런 옷 있는데 입을래? 라고 한다면..으..사양하겠지만요. 옷장에 보관해두죠뭐. 캐리의 비비안 웨스트우드 웨딩드레스처럼요.^^

빅은 정말이지 미스터 빅으로 나올때가 가장 어울리죠? 사라 재시카 파커도 그런것 같아요. 드라마 찍으면서 3편인가 영화를 했었는데 뭘 해도 캐리 브레드쇼만 보이더라구요.

박관식 2009-10-18 0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느껴보고 싶어 왔어요 많은 도움 부탁드립니다

박종문 2010-03-06 17: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멎진세상입니다

박종문 2010-03-06 17: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멎진세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