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해철의 쾌변독설
신해철.지승호 지음 / 부엔리브로 / 2008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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쾌변이라는 글자를 보자마자 살을 많이 뺀 여 가수가 나온 '안나오면 쳐들어간다 쿵짜작쿵짝' CF를 떠올렸다. 이렇게 삶은 각종 소소한 이미지로 늘 침범당한다. 그 중에서 아마 가장 능동적으로 침범을 당하는게 있다면 바로 책 읽기가 아닐까?

신해철. 아마 요즘 아해들을 빼고는 이 사람을 모르는이는 없을 것이다. 그를 따로 설명하는 것은 지나치게 긴 사족이 될테니 삼가하고. 그냥 책 얘기나 하는게 좋을것 같다.

이 책은 인터뷰집이다. 전문 인터뷰어 지승호가 신해철과 7일간의 인터뷰를 엮은 책인데. 이렇게 길게 얘기하면서도 일관된 주장을 하는 신해철이라는 사람이 자뭇 대단해보인다. 보통 말이 많은 사람들은 단 몇 시간 전에 했던 말도 자기가 뒤집어엎는 쑈쑈쑈를 보여주기도 하니까 말이다.

사실 이 책은 내가 일때문에 읽은 책이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개인적 관심과 호기심을 일로 승화시켰다고나 할까? (승화라는 말을 이렇게 함부러 써도 되는지는 나도 모르겠다.) 라디오 방송에서 책을 소개하는 일을 하고 있는 나는 기회는 이때다 앗싸 하며 그를 인터뷰했다. 인터뷰집을 내고 그 인터뷰집때문에 또 인터뷰를 당한 신해철은 참 피곤하겠다 하며 말이다.

신해철은 이 책에서 정말 많은 것들에 대해 이야기한다. 때로는 음악 얘기이기도 하고 100분 토론(무려 다섯번이나 패널로 출연했다. 손석희씨에 의해 참으로 좋은 패널이라 인정받은 몇 안되는 사람이다.) 이야기이기도 하고 또 어떨때는 교육환경에 대해 (그도 이제 아버지다.) 끊임없이 얘기한다. 그러나 그 많은 얘기를 하면서도 그는 줄곳 일관된 하나의 가치를 주장한다. 바로 개인의 행복에 관한 것이다. 그게 신해철 개인의 행복임에도 불구하고 '맞아맞아' 라는 반응을 얻어내는 것은 분명 그가 상식적이며 멀쩡한 (많은 사람들이 그를 안멀쩡하게 보는게 사실이다.) 사람이라는 사실을 입증하기에 충분하다.

인터뷰집이라 다소 읽기가 꺼려지는 사람도 있겠지만 한가지 물음에 대한 답변을 어지간하면 매우 길게 하기 때문에 질문/답/질문/답 이런 식으로 맥이 끊기지는 않으니 걱정마시길. 참고로 이 책은 밑줄을 그어가며 읽기에 부족함이 없다. 똑같이 책을 많이 봤는데도 나는 왜 이렇게 바보인가 하는 자괴감에 빠지기 딱 좋은 책이므로 그거 하나만 주의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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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08-04-09 17: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터뷰집이라 읽어볼까 말까 망설이다가 마지막 단락에서 결정. 땡스투 하고 가요.
플라시보 님 리뷰에 목말라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