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참… 뭐가 옳다고 해야 하는 건지 모르겠다. 여우 하퀸은 호기심이 많아서 겁이 별로 없는 모양이다. 하퀸네 식구들은 산꼭대기에서 평화롭게 살고 있었다. 그 땅은 땅주인이 가끔씩 여우 사냥을 하러 오는 곳인 모양인데 골짜기에 숨어사는 하퀸네를 몰랐기 때문에 안전하게 살 수 있었다. 하지만 그 평화라는 것은 바로 산꼭대기에서만 살고 골짜기에는 절대 내려가지 않는다는 전제조건하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었다는 것이다. 그런데도 하퀸은 산꼭대기에서만 노는 것이 심심하다는 이유 하나 때문에 골짜기로 내려가게 된다. 어쩌면 이리도 철없는 녀석인지… 그것을 눈치챈 아빠가 골짜기에 내려갔다가 사냥꾼한테 붙잡혔던 삼촌의 이야기까지 하건만 자신은 안들킬거라는 근거없는 자만심 때문에 그랬는지 어쨌는지 계속 골짜기를 들락날락 한다. 하지만 일은 벌어지고 말았으니… 바로 골짜기를 지키는 사냥터지기에게 자신의 존재를 들키고 만것이다. 사냥터지기에게 들켰으니 이제 사냥꾼들이 몰려오는 것은 시간문제다. 이에 하퀸은 용기와 지혜를 발휘하여 사냥꾼들을 늪으로 끌어들여서 가족들을 위기에서 구해내고 다시 평화롭게 산꼭대기에서 가족들과 행복하게 산다… 라는 이야기지만 잘 생각해보면 그리 간단한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 어른들의 말보다 호기심을 먼저 따르는 아이들에 대한 고민도 해봐야 할 것 같고, 그런 아이들을 어떻게 해야지만 이해시킬 수 있을지 그것도 참 고민인데… 그런 것들 보다도 가장 걱정이 된 것은 자신이 잘못한 일을 자신이 바로잡겠다면 무모하게 뛰어든 하퀸의 행동이었다. 물론 지혜롭고 용감하게 해결하기는 했지만 나는 그 행동이 마냥 옳다고 박수를 쳐줄 수만은 없다. 내 아이가 만약 그런다면 말리고 싶다. 아우~ 생각보다 골치가 아픈 책이다. 그냥 우리 공주님한테는 아빠,엄마 말 잘 들어야지 않그러면 이렇게 무서운 일을 당해요~ 라고 말해주고 말았지만 뭔가 참 복잡한 책이었다. 좀더 고민스러워하며 읽어봐야 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