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오쿠 1
요시나가 후미 지음 / 서울미디어코믹스(서울문화사) / 2006년 1월
평점 :
구판절판


서양골동 양과자점을 나는 참 재미있게 보았더랬다. 그래서 그 책이 4권으로 완결되었을 때(지금은 애장판으로 2권이라고 한다) 그 뒷이야기를 좀더 그려주면 참 좋겠다~ 라고만 생각했었다. 그런데 이 책은 그 이미지와 전혀 다른 시대극이다. 표지에서 나오는 일본의 예 남자들이 하고 있는 요상한 머리 모양과 복장을 한 남자의 모습이 왠지 모르게 어색해 보이는 건 나만 그랬던 건가…?

그런데 이 책의 기본 발상부터가 참 남다르다. 일본 또한 우리 나라와 별 다를게 없이 남존여비 사상이 상당히 강한 나라로 알고 있는데 이 만화책은 그 발상이 거꾸로 되어 있다. 아름다운 남자들과 늠름한 여인들의 남녀역전 시대극!!! 이라는 말이 가장 적당한 설명인 독특한 내용의 이야기로 기본적인 시대는 에도 막부이다. 다만 어느 마을에서 발생한 원인 불명의 역병 적면포창(赤面泡瘡)이라는 남자들만 걸리는 병으로 인해 남성의 인구가 급격하게 줄어들었고 그렇게 80여년의 시간이 흐른 연후에는 남성인구가 여성 인구의 4분의 1로 줄어 남자는 종을 유지하기 위한 보배로 귀히 여기고 조심히 기르고 사회의 대부분의 노동력을 여성이 부담하는 황당한 상황이 전개된 것이다. 덕분에 남자들의 전유물이었던 쇼군까지도 여자가 잇게 되었는데… 천하의 정점에 서있는 쇼군에게만 허락된 최고의 호사로 미남들만을 모아 만들었다고 하는 남자들의 성 - 오오쿠가 이 책의 배경이다. 뭐 이슬람의 하렘과 비슷한 개념이라고 보면 되겠다. 여성 쇼군에게 간택받기 위하여 꽃단장하는 남자들… 오싹~ 하다.

여성들과 남성들의 복장은 한치도 바뀌지 않았는데 행동만 바뀌었다. 그 갭이 또 재미가 있다. 이 시대의 남성들은 이 여자 저여자를 전전 하는 것이 기본이고, 여성들은 남자의 수가 워낙에 적기 때문에 그저 떠돌이 남자난 남자기생에게서라도 자식을 얻는 것만이 그들 생애의 목적이다. 왠지 모르게 비참한 현실이다. 남자에게도 여자에게도 힘겨운 시대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이런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사랑은 있다. 쇼군과 그녀의 남자들(?) 간의 이야기가 이 책에서 펼쳐진다. 나름 재미도 있었지만 참 비극적인 시대상황을 비극적으로 그려내고 있어서 오히려 책을 읽고나서 조금은 마음이 무거웠었다. 이 시대가 어떤 형태로 끝을 맺게 될지… 정말 그 결말이 너무나도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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