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디 걸 클래식 컬렉션 1
요한나 슈피리 지음, 이경아 옮김 / 윌북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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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내 나이 또래의 많은 사람들이 기억할 거라고 생각하지만... 그 당시 참 엄마들까지도 TV에서 기다리던 애니메이션이 있었다. 물론 일본 것이었지만 '알프스 소녀 하이디' - 발그레한 뺨을 가진 귀여운 여자 아이. 늘상 에너지 넘치는 듯 씩씩한 그 아이는 예날 내가 어렸을 적에 그렇게 많은 사람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그런 아이였다.

 

생각해보면 그 인상이 너무 강해서 책을 안 읽었던 것 같다. 그런데 요새 갑자기 그 이야기가 읽고 싶어졌다. 내 아이들이 하이디의 또래가 되어서 그런건지도 모르겠다.

 

아, 오랜만에 읽은 이 책은 애니메이션에서 봤던 것보다 더 드라마틱하고 재미있었다. 예전에 첫 회사에서 면접을 볼 때 어떤 친구 하나와 '애니메이션'이 좋은지 '책'이 좋은지에 대해서 말다툼을 하다가 쫓겨났던 일이 문득 떠올랐다.

 

그 친구의 주장은 애니메이션은 아주 세세한 부분까지 보는 사람에게 자세히 보여주기 때문에 더 좋다고 했고, 나는 글만으로 표현되기 때문에 머리 속에서 상상하는 그 여백의 부분들이 선명하게 더 다름답게 느껴질 수 있다고 하면서 싸웠더랬다.

 

오랜만에 본 이 책은 예전에 내가 봤던 그 애니메이션이 기억이 나지 않을 정도로 더 애특하고 더 정감있게 다가왔다. 글로 표현된 할아버지나 하이디, 클라라, 페터의 감정들은 더 많은 것들을 느끼게 해줬다.

 

매사에 시니컬하고 의욕없던 할아버지가 하이디를 사랑하고 이별하게됐을때의 그 슬픔, 도시에서 익숙하지 않고 힘들던 하이디의 생활에 대한 안타까움... 하지만 하이디가 클라라의 집에서 돌아와서 할아버지에게 안기던 장면은 내 가슴을 뭉클하게 했다. 행복했다. 책은 이렇게 읽는 사람에게 수많은 감정들을 남기는 것 같다. 아직 내 아이가 어려서 이 책을 함께 공유할 수는 없지만 언젠가 아이가 이 책을 읽을 수 있을만큼 큰다면 내 아이에게 이 사람스런 아이 하이디를 소개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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