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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꽃 - 개정판 ㅣ 김영하 컬렉션
김영하 지음 / 문학동네 / 2010년 2월
평점 :
품절
현재 한국 문단을 대표할 수 있는 작가를 말하라고 하면 나는 단연 김영하를 꼽을 것이다.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윤대녕이나 하성란을 더욱 좋아하지만, ‘현재의 한국문단’에 대해 말하라고 하면 김영하밖에 뽑을 사람이 없단 생각이 든다.
다양한 소설과 에세이 등의 저술 활동은 물론, 얼마 전까지 대학에서 후진을 양성하기도 했고 현재는 외국에 나가 전업 작가의 길을 걷고 있는 그는 작품 내적으로나 외적으로 나무랄 데가 없다. 특히나 그가 가진 특유의 상복은 정말이지 놀랍기만 하다. 한 소설가가 수상할 수 있는 모든 상이란 상은 전부 수상한 것 같다. 그리고 그 상은 결코 거품이란 생각이 들지 않는다. 김영하는 문학에 큰 관심이 있는 사람이든, 그렇지 않은 사람이든 누가 읽어도 재미있는 소설을 쓰기 때문이다.
이 책은 나온 지는 좀 되었고, 동인문학상을 수상한 책인데 책을 전부 읽고 나면 그런 수상 실적에 아무런 이견의 여지는 없다. 소설 자체의 재미는 당연한데다가, 20세기 초반 한인들의 멕시코 이주라는 아주 재미있지만 다루기 힘든 소재를 너무도 잘 풀어냈다. 섬세한 역사의 진실과, 적당하고 타당성 있는 허구가 섞여 이야기는 너무도 재미있게 흘러가는데 읽고 있노라면 이것이 소설이라는 게 믿기지 않는다. 소설 속 인물들의 모습이 무척이나 생생하게 다가오는데, 그때야말로 소설이 정말 큰 힘을 갖게 되는 순간이라는 생각이 든다. 읽는 내내 이런 소설을 써주어 감사하단 생각을 했다.
당분간은 김영하의 모든 책을 읽고 싶다. 이상하게 그동안 김영하의 소설을 조금씩 피해왔는데, 최근 읽은 두 권의 책은 너무나 좋았다. 재미있는 책을 읽는다는 건 너무나 좋은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