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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려라, 아비
김애란 지음 / 창비 / 2005년 11월
평점 :
구판절판
황금을 찾았다. 내가 찾은 게 아니라 역시 인터넷으로 알게 된 책이긴 하지만 말이다.
박민규의 단편과 김영하의 단편을 보기 전에 이 책을 봤으면 나는 무척 놀랐을지도 모르겠다. 재밌게 잘 보고도 내가 왜 이런 소리 하는지 잘 모르겠지만, 이 책은 더 이상 새로운 것이 아니다.(단편의 발표 연도로 보면 2003-2005정도 같은데, 과연 이 단편들이 언제 쓰여졌는지는 모르겠다) 누가 선이고 누가 후인지 모르겠지만, 나는 박민규를 읽고 김영하를 읽고 김애란을 읽었다. 순서가 달랐다면, 적어도 박민규를 새롭게 느끼지 않았을 지도 모르겠다. 연도상으로 박민규에게 영향을 받지 않았을 것 같지만, 대표적으로 '스카이 콩콩' 같은 몇몇 단편은 박민규의 작품이라고 해도 믿을 정도로 유사점이 많았다. 하지만 남성/여성 작가의 차이가 있는 만큼 다르기도 했다. 등단작 '노크하지 않는 집'은 오히려 천운영 하성란이 느껴졌다. 하지만 노크하지 않는 집과 스카이 콩콩이 같은 작가의 작품이라는 게 분명히 느껴질만큼 일관성을 지니고 있던 바, 김애란의 다양함에 놀랐을 뿐이다.
굉장히 독후감상문이 형편없는 방향으로 흘러가는 것을 느끼는데, 내가 뭐라고 떠들었든 책의 모든 단편을 무척이나 재미있게 읽었다는 것을 말하고 싶다. 읽는 데 3일이 걸렸는데, 바로 전에 읽었던 더러운 책상도 3일이 걸려서 무척 재밌는 감정을 느꼈다. 더러운 책상은 '겨우'3일이 걸렸는데, 달려라 아비는 3일'이나' 걸렸다. 재밌는 책과 그렇지 않은 책에 느끼는 감정은 이렇게나 다른 모양이다.
오늘따라 글이 더 형편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