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 3 메피스토(Mephisto) 13
더글러스 애덤스 지음, 김선형 외 옮김 / 책세상 / 2004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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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권 삶, 우주 그리고 모든 것

 

새벽에 집에 들어오면 바로 잠이 들지 않는데 그건 뭔가 들뜬 느낌 때문이었다. 그럴때면 책을 보다 잠이 드는데, 그 때 보는 책은 너무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으며, 재미도 있어야 한다는 생각을 한다. 그래서 선택하는 게 고우영 삼국지. 그러나 5번 정도 보다보니 약간 물린다. 다시 선택하게 된 게 이 책이다.

네러티브도 무척 좋은 편이며, 인물에 대한 입체도가 살아 있고 작가의 말재주가 워낙 좋아 지루하지 않으며 재미있다. 그러나 가볍지도 않은 주제를 말하기도 한다. 소제목을 보면 알 수 있잖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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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언제나 금요일은 아니지
호어스트 에버스 지음, 김혜은 옮김 / 좋은책만들기 / 2002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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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일의 홈페이지에서 무척 재미있다는 글을 읽고 구입. 무척 뻔하고 단순하며 98%정도의 확률을 가진 평범한 구매.

서문에 따르면 이 책은 97년 부터 2001년까지 5년에 걸쳐 만들어진 이야기 모음집이란다. 작가가 참여한 정기 낭독 모임에서 낭독을 하기 위해 쓰여졌단다. 게으름뱅이 작가 자신의 이야기를 과장하거나 더 재미있게 허구를 집어 넣거나, 아니라면 있는 그대로의 삶을 쓴 것 이라고 생각된다.(확신은 없다)

가볍고 재밌지만 경박하지 않다. 그러나 내 취향에는 맞지 않았다. 분명히 웃기고 재미있게 쓰여졌다는 건 잘 알겠는데, 이성으로 안다는 뜻이다. 실제로 얼굴 근육을 일그러뜨리며 웃은 적은 드물었다. 재밌다는 생각은 계속 했는데 말이다. 다시 말하지만 아마 취향차 때문일 것이다. 이우일씨가 정말 재미있게 읽었다는 것은 그 사람의 취향과 맞았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내 취향엔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를 위한 안내서가 더 맞는 것 같다.

어떤 사람이 꼽은 최고의 가수나, 작가, 책 같은 것은 다른 사람이 봤을 때도 최고라고 생각할 가능성은 무척 높다. 의외로 예술에서는 보편성이 적용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좋다고 생각해서 피카소를 좋아하는지 남들이 대단하다고 해서 좋다고 생각이 되는 것인지 생각하면 피곤하고 울적해지지만, 사실 대단한 면이 있기 때문에 사람들이 열광하는 게 아닐까. 하지만 타인이 최고로 꼽는 것의 대단한 점은 잘 알겠는데, 그것에 열광하긴 힘들 때는 취향 차이가 그 반응의 차이를 가르는 것이 아닐까. 무척 재미있는 작품이란 건 잘 알겠지만 열광하긴 힘들다. 그러나 다른 사람들이 읽는다면 무척 좋아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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흑설공주 2006-07-24 0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취향은 아니라고 해놓고 별은 다섯개잖앙 ㅎㅂㅎ ㅎㅎ 난 추천작이 좋앙 실패할 염려가 적어.

흑설공주 2006-07-24 0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런 의미에서 권교정씨가 오후에서 재밌다고 했던 피스브레이커를 추천한다아~
재밌어~ 근데 3권 이후로 안 나오고 잇어...

김동훈 2006-07-24 21: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님도 히치하이커 취향 같은데 ㅎㅎ
 
러브 & 팝 - 무라카미 류 걸작선
무라카미 류 지음, 김지룡 옮김 / 동방미디어 / 200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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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리 말해두는데, 신년 초라고 계획을 세워 무리하게 책을 많이 읽으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 시험을 본 수험생의 리듬에서 좀 헤어나오고 있다고 할까. 티비와 컴퓨터를 줄여야한다.

 

이 책을 읽은 이유는 정말 단순히 유미리의 수필에서 '연애소설을 읽고 싶으면 무라카미 류의 러브 앤 팝을'이라는 구절때문이다. 그 수필에서는 또 한권의 책도 언급했지만 모르는 작가였기 때문에 일단 아는 작가의 책을 빌렸다. 우연찮게도 얼마 전 러브 앤 팝이라는 밴드의 음악도 들었다. 우연이다.

원조교제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사마리아가 생각났다. 실제로 이 두가지 영화와 소설은 묘하게 닮은 부분이 있었다. 원조교제를 단순히 범죄라는 시각이 아닌 또 다른 시각(이를테면 치유?)으로 보는 점 말이다. 정확히 설명할 말재간이 없으니 흥미가 가는 사람은 둘 모두를 보면 될 터이다.

실험적인 문체(이 표현 쓰고 싶지 않았지만, 결국 쓰게 되는군)가 이채로웠고, 무엇보다 사실적으로 보이는(사실을 모르니 사실적인,이라는 표현을 쓰진 못하겠다.)이 소설을 보며 리얼리티의 중요함을 다시금 깨닫는다. 구조나 진행이 매끄러웠고, 적절한 긴장과 이완이 반복되어 독서의 흥미를 잃지도 않는다. 역시 무라카미 류는 '소설가'라는 생각을 다시금하게 된다.

 

그러나 유미리의 말은 뻥이었다. 혹은 유미리만큼 나이를 먹고 다시 본다면 사랑이야기,하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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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3 - 관도대전(官渡大戰)
장정일 글 / 김영사 / 200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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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관도대전

 

고새 정신이 풀렸다. 책 좀 보자 동훈아.

 

장정일 삼국지의 가장 큰 특징은 (내 생각에는) 리얼리티다. 후대에 삼국지를 쓴(나관중이라던가)사람들이 그때 그때 시대 상황에 맞추어 이런 저런 일들을 추가하기도 하고 믿기 어려운 일들도 마구 써 넣었는데, 장정일의 삼국지는 담백하다. 초선을 꼭 왕윤과의 양녀라는 끈과 나라를 생각하는 효녀라는 현실과 동떨어진 인물로 만들지 않아도(단지 출세를 바랐던 궁녀였더라도) 초선의 이야기는 충분히 타당성을 얻는다.

사실 도술을 부리는 장각이나 우길이 소설적 재미에는 더욱 부가시켜 준다고 하더라도, 아무리 옛날일이지만 실제로 도술을 부리는 인간이 있었다고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그렇기에 삼국지는 소설이지, 역사서가 아닌 것이다. 삼국지에 쓰여져 있는 모든 일이 있었다고 믿는 독자는 없다고 믿는다.

그리고 그 점에서 장정일 삼국지의 특징은 단점으로도 보일 수 있다. 삼국지는 소설이지 역사서가 아닌 것이다. 장정일 삼국지에서는 우길이 부리는 도술 대신, 당시 강동의 상황(강동 지역은 삼국시대 오나라때부터 본격적으로 발전했다고 우리는 세계사에서도 배우지 않았던가)을 통해 아주 논리적으로 손책의 죽음과 우길의 관계를 그려냈지만, 우길이 도술을 부려 손책을 죽였다 라고 하는 쪽이 소설로써는 훨씬 흥미를 끈다. 하지만 단점으로 보일 수 있다고 말했던 것은 삼국지의 허무맹랑함이 싫은 독자들도 분명 존재할 것이고, 그런 독자들은 단연 장정일 삼국지를 반길 것이다.

3권은 분명히 관우의 오관참육장이 나올 부분인데 전혀 등장하지 않았다. 게다가 관우가 조조의 인간적인면에 흔들리는 모습도 보인다. 평소 읽던 삼국지와 다른 점을 찾을 때마다 느끼는 즐거움이란!

 

3권까지 읽은 지금 파악할 수 있는 장정일 작가가 삼국지를 쓰기에 염두해 둔 것들은

1.리얼리티(논리성, 타당성)

2.중립성(중화사상X)

3.중립성(선/악의 대립적 구도가 아닌 조금 더 객관적인 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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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ine 2006-09-02 01: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리얼리티라는 면에서 흥미가 생기네요 다만 분량 때문에 주저하고 있답니다
 
햄릿 민음사 세계문학전집 3
윌리엄 세익스피어 지음, 최종철 옮김 / 민음사 / 199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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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음사 세계문학전집 시리즈

 

이름만 들어보고 대충 내용이 어떤지도 알지만 실제로 읽지는 않은 작품들이 있다. 그런 작품들은 대개가 '고전'이라고 불리우는 것들일 게다. 고전은 밑천이라는 이야기를 참 많이도 들었다. 나는 세익스피어의 작품은 로미오와 줄리엣도, 맥배드도, 리어왕도 읽지 않았다. 햄릿이 처음이다. 결국 나는 햄릿을 읽었다고 잘난척하기 위해 이 책을 읽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아시다시피 세익스피어는 소설가가 아니다. 희곡 작가다. 작가 장정일 씨가 책을 말하다에서 재미있게 희곡을 읽는 개인적인 방법을 소개해 준 적이 있다. 그건 등장인물과 배경 소개를 읽지 않는 것이다. 그 이유로 들으신 말이 1.그것들을 읽게 되면 이야기의 진행이 어떻게 되는지 읽기도 전에 내용을 알게 되는 것이며 2.그것을 읽으면 외워야 한다는 압박이 들기 때문이라고 했다. 하지만 햄릿은 짧막한 인물 소개만 있을 뿐, 배경따위는 본문에서 소개하고 있었기 때문에 이 방법을 사용할 기회는 없었다. 하지만 전혀 다른 부분이 나를 거통스럽게 했는데, 그건 해석이다. 딱잘라, 해석은 좋다. 문장이 안정적이며, 신선하다. 허나 해설로 그 장점을 전부 망친다. 첫 페이지부터 영국 어디 대학에서 쓴 듯한 해설이 붙어있길래 안  읽기 뭐해서 읽으면서 넘어갔는데, 30페이지쯤을 넘어서서 마치 햄릿 따위는 모든 독자가 그 결말을 알고 있다는 듯, 결말을 가볍게 말해 버리는 스포일러를 보게 되면서 그 이후부터는 해설을 무시해버렸다. 물론 마지막에 부록처럼 붙은 어려운 말 잔뜩 써있는 해설도 읽지 않았다. 굳이 해설이 필요한 부분은 죽느냐, 사느냐라는 유명한 대목을 옳게 해석한 부분에 대한 해설 정도라고 생각되었다.

 

내용은 대개 아시다시피 별 게 없다. 좋은 구성의 이야기 구조와 논리적 진행은 굉장히 잘 짜여진 직물을 연상케 한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세익스피어가 얻은 명성을 이야기 할 수는 없을터, 잘은 모르겠지만 아마 그 명성은 옥같은 대사들에 있지 않을까 싶다. 해석의 훌륭함 덕인지도 모르겠지만 문장 자체가 재밌다. 분명히 기억에 남을 정도로 좋은 문장도 많았다. 희곡은 알다시피 서술이 없다. 모두 대사다. 희곡에 대사가 좋은 것보다 더한 미덕이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나는 아직 세익스피어를 모르겠다. 나는 햄릿을 읽었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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