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장 성인 남자와 남자아이

남자다움의 첫번째 규칙은, 자신이 무엇이든 여자는 아니라는 것이다. 그는 자신의 비겁함을 영웅적 자질이라고 부르면서, 여자를 바깥으로 - 인류(우화화한 남자의 인류)의 바깥, 어디든지간에 그의 활동영역의 바깥, 평가받고 보상받고 신뢰받는 모든 것의 바깥, 감소해 가는 그 자신이 돌볼 수 있는 능력의 범주 밖으로 - 배제한다. ... 남자아이는 희생자로 정의되는 것을 회피하고자 남자가 된다. - P102

남자들은 폭력에 대해 강한 충성심을 키운다. 폭력은 남자의 자아의 가장 중요한 구성요소이므로, 남자는 폭력과 타협해야 한다. 폭력은 스포츠나 군대 안에서 제도화되고, 성욕이나 역사나 영웅적 자질의 신화 속에 축적되어 어린아이들이 폭력의 옹호자 - 즉, 여자가 아닌 남자 - 가 될 때까지 남자아이에게 폭력이 주입된다. 남자들은 자신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의 옹호자가 되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그들은 공포를 정복하는 것을 경험한다. 그리고 공포의 정복을 통해서 그들은 해방을 경험한다. 남자들은 남자의 폭력에 대한 자신의 공포를 남자의 초자연적인 신봉으로 변형한다. 폭력 그 자체가 모든 의미심장한 경험의 근본적인 정의가 된다. - P104

남성지상주의는 정확히 남자가 타인, 특히 여자에 대한 폭력행사를 습득하는 것을 의미하며, 남자의 폭력의 일정한 형태에 충성을 맹세하고, 언어나 행동으로 폭력을 옹호하는 것은 남자의 자아를 증명할 때 유효한 제일의 규준이 된다. - P106

남자들은 여자와의 공통 특질을 경험하는 것을 차단하려고 그들이 지닌 무엇이든 여자와 공통성을 지닌 것을 거부한다. 그리고 남겨진 하나는 남자의 말에 따르면, 몇 인치 길이의 살점, 페니스이다. 페니스는 감각이고, 페니스는 남자이고, 남자는 인간이고, 페니스는 인간에게 의의를 준다.

...

남자가 남자로 되기 위해서 페니스가 남자의 폭력을 구현해야 한다. 폭력은 남성적이고, 남자는 페니스이고, 따라서 폭력은 페니스 자체, 그것으로부터 사출된 정자 자체이다. 남자가 남자로 되기 위해서 페니스는 자기가 할 수 있는 일이면 강제적으로 행해야 한다. 인가의 에로틱한 잠재능력을 원하지 않는 여성에게 강제로 들어간 페니스의 힘으로 정의된 <섹스>에 한정하는 것은 남성지상주의적 사회 안에서 지배적인 성의 시나리오이다. - P107

남자아이도 성인 남자도 성인 남자에게 현실적으로 성적 학대를 받았다. 부정할 수도 부정해서도 안 되는 이 사실을 호모혐오자들이 왜곡되게 강조함으로써 남자의 성적 학대의 첫번째 희생자는 여자와 여자아이라는 사실을 교묘하게 시야에서 배제한다. 이러한 현상은 남자나 남자아이에 대한 학대범죄는 남자의 정상성의 남용으로 보면서, 여자에 대한 학대범죄는 궁극적으로 남자의 정상성의 표현으로 본다는 사실과 일치한다. - P111

빈곤 또한 희생될 위험이 있는 남자가 지니는 특징이다. 감옥살이를 하는 남자는 가난하고, 매춘을 하는 남자도 가난하다. 금전은 남자의 힘의 도구의 하나다. 빈곤은 굴욕적인 경험이고, 따라서 남자를 여성화하는 경험이다. - P115

이성애(그 주요한 목적의 하나는 계급으로서의 남자의 특질인 격렬한 성적 공격성으로부터 남성 전체를 보호하는 것이다) - P116

남자가 여자를 인식하는 방식은 편견에 차 있고, 터무니없고, 부조리하다. 예술·문학·심리학·종교논문·철학에서 남자가 표현하는 여자의 모습은 시대를 불구하고 당대의 상식적 혜지를 동원하여 여자를 표현하더라도 기묘하고, 왜곡되고, 고작해야 단편적이며, 대부분은 정신착란의 모습이다. 여자를 지각의 영역에서 완전히 축출하려고 백방으로 노력한다.

...

그리고 기피 대상인 여자가 물物thing이 아닌 인간으로 자신을 주목하게 되면, 그녀는 남자가 지닌 남자의 최고의 본질적 감각을 침해하는 것이 된다. ... 남자가 여자에 대해 하는 말은 무슨 말이든지 남자가 말했다는 이유로 진실이라고 본다. ... 남자는 여자가 물건처럼 지배할 수 있는 존재이기를 바란다. ... 남자가 지닌 억압한 여자 내부의 특질이 분출하여 남자를 파괴할지도 모른다는 공포가, 여자에 대한 남자의 지배를 긴급하고 절대적으로 필요한 일로 만든다. 남자들은 자신이 연약하다고 말할 뿐만 아니라 남자 위에 군림하는 여자의 힘이 거대하고 현실적이라고 감히 주장한다. - P121

그들이 이렇게 논리를 비약시키는 진의는 여자에게 충실하면 남자의 공동체에서 남자의 위치가 위협을 받기 때문이다. ... 그러나, 위협은 언제나 다른 남자로부터 비롯된다. - P124

포르노그래피는 폭로한다. 남자의 쾌락은, 다른 사람의 희생화, 상처 주고 착취하는 것에 얽히고 설켜 있으며, 남자의 상상력의 사사로움 안에서 성적 즐거움과 성적 정열이 남자의 역사의 광포성과 불가분리임을 폭로한다. 남자가 자신의 권리이자 자신의 자유로 요구하는 성적 지배의 사적인 세계는, 새디즘과 잔학의 역사(남자들은 자기를 정당화하면서 일관되게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하는데)라는 공적 세계를 거울에 비춘 모습이다. 남자의 역사의 의미를 발견하는 곳은 남자의 쾌락의 경험 안에서다. - P128


댓글(3) 먼댓글(0) 좋아요(9)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다락방 2023-03-28 0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너무 재미있죠! 저는 이 책이 우리동네 도서관에도 없어서 상호대차로 빌려 읽었었는데 엄청 낡았더랬어요. 다시 나온다면 사고 싶은 책 1위인데 이게 참... 안나오네요?
안드레아 드워킨, 진짜 똑똑한 사람입니다.

자매품, 맥키넌의 <포르노에 도전한다>도 꼭 같이 읽어주세요. (그런데 구하기 어려움)

아, 그러고보니 이 책 한국에서도 구하기 어려운데 도대체 어디서 구해서 읽고 계신 거예요, 난티나무 님?????

난티나무 2023-03-28 18:28   좋아요 0 | URL
완전 재밌어요! 번역 좀 손봐서 다시 나오면 좋겠습니다. 똑똑하다에 완전 공감이요~
자매품도 절판 ㅋㅋㅋㅋㅋ 좋은 책은 왜 절판되는가!!!!!

2023-03-28 18:30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