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레아 드워킨 <포르노그래피>
1장 권력

남성지상주의 이데올로기의 첫번째 교의(敎義)는, 남자들은 자기self를 가지고 있고, 여자는 정의상 필연적으로 가지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 즉, 남자의 자기의 본질은 취하고, 따라서 정의상 절대적인 남자의 자아는 자기를 지탱하는 데 필요한 것은 전부 취할 수 있는 절대적 권리로 표현되는 순환논법이다. ... 데카르트식으로 이 신념은 다음과 같이 표현할 수 있다. 나는 원하고, 나에게는 지닐 권리가 부여되어 있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지닐 권리를 애초부터 부여받은 기생생물들인 남자가, 지닐 권리를 부여받지 못한 숙주들인 여자에게서 자기를 흡수함으로써 남자의 자기는 확대된다. 자기는 남자에게는 태어날 때부터 약속된 신념이자 행동이다. 한편, 여자에게는 태어날 때부터 약속으로 배제된 현실에서의 부정이다. 남자의 자기는 아무리 커도 결코 충분하지 않다. 한편, 여자의 자기는 아무리 작아도 언제나 너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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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지상주의 이데올로기의 두번째 교의는, 남자는 여자보다 육체적으로 강하고, 그런 이유로 남자는 여자를 지배하는 권리가 있다. ... 한편, 남자의 육체적 강함은 확실한 척도와는 상관없이 의미가 깊다. 남자의 자기와 마찬가지로 권력으로 표현되는 남자의 육체적 강함은 단순히 주관적인 현상이 아니고, 그 의의도 요지부동이다. 법률과 관습이 그것을 보호한다. 예술과 문학이 그것을 흠모한다. 역사가 그것에 의존한다. 부의 분배가 그것을 지속시킨다. 그의 절대적 가치가 신화화·신비화한다. 그리하여 여자는 남자의 육체적 강함이라는 현실뿐만 아니라 그 전설에 의해서도 협박을 당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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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로, 권력은 자기self와 육체적 강함을 구사하여 모든 계층의 사람들 전원에게 자신들과 다른 계층의 사람들 전원에 대한 공포를 심어 주고, 위협의 능력으로 기능한다. 공포의 행위는 강간·구타·아동에 대한 성적 학대·전쟁·살인·불구화·고문·노예화·유괴·언어적 공격·문화적 공격·죽음의 위협·가해의 위협의 전 영역에 걸친다. 그러한 위협은 그것을 실행가능한 것으로 만드는 남자의 능력이나 허용하는 사회적인 분위기에 의해서 지지를 받는다. 위협의 상징은 총·칼·폭탄·주먹 등 평범하고 지극히 익숙한 것으로, 보다 중대한 것은 위협의 감춰진 상징인 페니스이다. ... 남자가 그 일에 실패하면 위협이 그 약속을 이행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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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번째로, 남자는 위대하고 숭고한 권력인 이름 붙이기의 권력을 지닌다. 이 이름 붙이기의 권력으로 남자는 경험을 정의하고, 경계나 가치를 명확히 하고, 각개의 영역과 특질을 지정하고, 표현될 수 있는 것과 없는 것을 결정하고, 지각 그 자체를 지배한다. ... 남자는 적의와 폭력을 다양하게 섞어 <섹스>라고 명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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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번째로, 남자는 소유하는 권력을 쥐고, 역사적으로 이 권력은 절대적인 것이었다. ... 남성지상주의 이데올로기의 다섯번째 교의는, 남자가 여자와 여자에게서 생겨나는 것을 소유하는 권리를 지닌 것은 역사 이전, 진보 이전에 결정된 것으로 자연스런 것으로 상정한다. ... 예를 들어... 제도로서의 결혼은 관레로서의 강간으로부터 발전하였다. 당초 유괴행위로서 규정된 강간은 포획으로서 결혼이 되었다. 결혼은 강탈이 시간적으로 확대되고, 여자에 대한 소유권의 행사뿐만 아니라, 일생에 걸쳐 소유권을 보유하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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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번째는, 돈의 권력은 명백히 남자의 권력이다. 돈은 말하지만 남자의 목소리로 말한다. ... 돈은 대단한 성적인 요소를 지닌다. ... 금전의 영역에서는 섹스와 여자는 똑같은 일용품이다. 부는 종류나 정도에 상관없이 남자의 성적 힘의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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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번째로, 남자들은 섹스의 권력을 쥐고 있다. 남자들은 반대의 사실을, 즉 이 권력은 여자에게 있다고 주장하는데, 실은 그들은 여자를 섹스와 동의어로 본다. ... 이 주장은 가장 근본적인 단계 - 여자가 페니스를 발기시키고, 그러므로 여자는 성적으로 강대하다는 주장의 단계 - 에서조차 완고하고 무지하며 자기 이익적이다. ... 남자의 시스템에서는 페니스가 성적 권력이고, 성교에 그것을 사용하는 것이 남자다움이다. ... 남성지상주의 이데올로기의 일곱번째 교의는, 성적인 권력이 확실히 페니스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51~64) - P51

... 즉, 폭력적이고 자기 망상적이라는 의미, 다른 사람을 인간으로서 지각하지 않으므로 다른 사람에게 권력을 행사하는 자기의 행동을 전혀 변경하지 않고, 자기 쾌락의 한 형태로써 다른 사람에게 폭력을 가하는 것을 포기하고 행동을 고친 적이 없다는 의미에서 자폐증적이다. 남자의 권력은 포르노그래피의 존재 이유이다. 그리고 여자를 격하시키는 것이 곧 이 권력을 달성하는 수단이다. - P67

보이지 않는 곳에서조차, 여자들은 여전히 남자에게 성적으로 봉사하고, 남자의 쾌락을 위해서 여자는 존재하게 된 것이다. 남자의 쾌락을 달성하는 것은 여자의 성적인 완전성을 소멸하는 것이다. 포르노그래피의 세계에서는, 여자와 여자만을 잇는 프라이버시도, 닫힌 문도, 자기가 결정하는 자신의 의미도 있을 수 없다. - P9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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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수하 2023-03-26 07:0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남자는 적의와 폭력을 다양하게 섞어 <섹스>라고 명명한다.˝

... 어후.

난티나무 2023-03-27 04:16   좋아요 2 | URL
어후 2222222
책 재밌어요 수하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