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으로 228페이지 중 89페이지까지 읽었는데 밑줄을 얼마나 그었는지. 28페이지까지의 밑줄들을 추려본다. 





"저런, 말 많은 여자들이 아직도 그 자리에 죽치고 앉아 있는 것 같은데. 그리고 지금은 나를 가지고 입방아를 찧고 있는 것 같아."
"정말 그래. 네가 사람들 앞을 지나갈 때 그들에게 말을 걸어서 비위를 맞춰주지 않으면 그들은 네 삶 속으로 되돌아가서는 네가 했던 일을 따져본다는 걸 너도 알잖아. 너보다도 사람들이 너에 대해 아는 게 더 많아. 시샘하는 마음 때문에 귀가 잔인해지는 법이거든. 그들의 귀에는 너에게 일어났으면 좋겠다고 자기네가 바라던 것만 ‘들리니까‘."

"할미에게 오렴, 얘야. 옛날처럼 할미 무릎에 앉거라. 할미는 네 머리카락 한 올 다치게 하고 싶지 않단다. 할 수만 있다면 어느 누구도 그렇게 하지 못하게 막고 싶다. 얘야, 지금까지 내가 아는 한 백인 남자가 세상의 지배자야. 어쩌면 저기 바다 너머 어딘가에 흑인 남자가 다스리는 나라가 있을지도 모르지만 우리는 눈에 보이는 것 말고는 알 수가 없단다. 그래서 백인 남자는 자기 짐을 내려놓고는 흑인 남자더러 그걸 들라고 하지. 어쩔 수 없으니까 흑인 남자는 짐을 집어 들긴 하지만 그걸 짊어지고 나르지는 않아. 그냥 자기 여자 식구들한테 짐을 넘긴단다. 내가 아는 한 흑인 여자들이 이 세상의 노새란다. 너한테는 상황이 달라지길 기도해왔는데, 주여, 주여, 주여!"

"얘야, 너도 알다시피 우리 흑인들은 뿌리 없는 가지들이나 마찬가지고 그것 때문에 상황이 이상하게 꼬여버리곤 한단다. 특히 네가 그렇다. 나는 노예 상태로 예전에 태어났기 때문에 여자가 어때야 하고 무얼 해야 할 것인가라는 꿈을 이룬다는 것이 내게는 있을 수 없는 일이었어. 그런 건 오히려 노예 생활을 방해하는 것일 뿐이었지. 그러나 그 무엇도 꿈꾸는 것까지 막을 수는 없는 법이란다. 아무리 사람을 밟아 뭉개더라도 그 사람의 의지를 완전히 빼앗아버릴 수는 없지. 나는 일소나 씨돼지로 이용당하고 싶지 않았고 내 딸도 그렇게 이용당하게 하고 싶지 않았다. 실제로 그런 일이 일어나게 된 것은 분명히 내 의지가 아니었어. 나는 네가 그렇게 태어난 것이 싫었다. 그래도 나는 변함없이 하느님께 기도했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제게 또 한 번의 기회를 주셨습니다,라고 말이다. 나는 높은 자리에 오른 흑인 여자들에 대래 대단한 설교를 하고 싶었지만

나한테는 설교할 연단이 어디에도 주어지지 않았어. 내가 자유의 몸이 됐을 때 내 품에는 갓 태어난 딸애가 안겨 있었고. 그래서 나는 그 애를 위해 빗자루와 요리 냄비를 들고 황야에 큰 길을 만들어주겠다고 말했지. 내가 느낀 것을 그 애가 잘 설명해줄 것이라고 말이다. 그러나 어찌 된 일인지 그 애는 그 큰길을 잃어버렸고 내가 다음에 정신을 차려보니 네가 세상에 와 있었다. 그래서 밤에 널 돌보면서 나는 널 위해 이야깃거리를 모아놓겠다고 말했다. 재니야, 나는 오랫동안 기다려왔지만 만약 네가 내 꿈처럼 높은 곳에 자리를 잡기만 한다면 내가 그동안 고생한 것은 아무것도 아니다."

내 말에 그녀가 진정될 것이라 생각했지만 오히려 그녀의 화만 부추긴 것 같았지. 그러나 나를 더는 때리지 않는 것으로 보아 그녀가 지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침대 발치로 가서 자기 손수건으로 손을 닦았다. ‘네 몸뚱이에 손을 대서 내 손을 더럽히고 싶지 않다. 내일 날이 새자마자 농장 감독에게 널 채찍 기둥으로 끌고 가서 무릎을 꿇린 채 묶어놓고 네 누런 등에서 가죽을 잘라내라고 시킬 거야. 네 맨등을 생가죽 채찍으로 백 대를 갈기라고 할 거야. 네 발뒤꿈치로 피가 줄줄 흘러내릴 때까지 채찍질을 시키겠다! 채찍질 수는 내가 직접 셀 거야. 그리고 그것 때문에 네가 죽는다 해도 그 손해는 감수하겠다. 어쨌든 저 어린 것은 한 달만 되면 팔아 치워버리겠어.‘

그리고 재니야, 별로 대단한 것은 아니지만 나는 너에게 최선을 다했다. 네가 백인들 집의 뒤채에 살면서 다른 학교 친구들 앞에서 풀이 죽지 않도록 나는 가진 걸 다 긁어모아서 이 작은 땅뙈기를 샀다. 네가 어렸을 적엔 그런 게 아무 문제도 되질 않았지. 그러나 네가 상황을 이해할 수 있을 만큼 충분히 컸을 때는 네가 자부심을 갖기를 바랐다. 공공연하게 비난을 일삼는 사람들 떄문에 네 기분이 구겨지는 것을 원치 않는다. 백인이건 흑인이건 남자들이 널 타구(唾具) 정도로 치부할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면서 내가 편히 눈을 감을 수는 없구나. 제발 나를 불쌍히 여겨다오. 나를 천천히 내려놓아다오, 재니. 나는 금이 간 접시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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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로 2021-01-17 12: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어때요? 저 수업 시작하는데 북ppt준비해야 하는데 지금 고민이에요. 어떤 책을 고를까? 그런데 이 책이 리스트에 있네요! 이거로 할까요? ^^;

난티나무 2021-01-17 17:33   좋아요 0 | URL
준비 잘 하시기를요!! 할 이야기가 많은 소설인 것 같아요. 그런 점에서 좋지만 또 어떻게 보면 안 좋을 수도?? 자료조사가 많이 필요할 수도 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