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를 드릴게요], [피프티피플]에 이어 세번째 정세랑의 책. 

아니구나, 세번째는 [보건교사 안은영]이다. (종이책 구입)

(그러고 보니 [청기와 주유소 씨름 기담]도 읽었고, [섬의 애슐리]도 읽었.... 도대체 몇번째인 거야...)  

[지구에서 한아뿐]은 전자책으로 대여. 


음. 

음음. 


문장들이 끊어지는 느낌이 많이 들었고, 특히 앞뒤가 맞지 않는 문장들이 툭툭 튀어나와 조금 거슬렸다. 20대에 쓴 소설을 10년 뒤 다듬어 낸 것이라는데 문장들도 조금 더 다듬었다면 어땠을까 싶다. 작가는 사랑 이야기,라고 말하지만 단순히 사랑 이야기라기엔 좀... 관계 이야기? 사람과 사람 사이, 가족 사이, 친구 사이. 

작가가 글을 쓸 당시의 이념과 지향점을 글 속에 녹여내는 기술 또한 중요하고 어려운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 부분은 조금 부족하지 않나? 기술이 부족했다는 말이고, 아마도 많은 사람들이 과하다고 느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세랑의 소설은 가볍게 읽히면서 그 속에 깊이가 있고, 흥미진진하면서 여운이 있고, 웃기면서 동시에 슬픈, 그런 재주들을 지녔다. 아무렇지도 않게 외계인의 존재를 인정하고 우주를 오가며 초능력을 발산하는데 꼭 그럴 수 있을 것 같은 생각이 드는. 아니 꼭 그럴 수 없다고 하더라도 뭐 어때, 싶은. 


인간 경민이 나중 한아에게 돌아오는 것, 여기서는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이미 늦었지만 죽기 전에 소중한 것을 깨달을 수 있었으니 그는 행복하게 갔을 거야 싶다가도, '지금, 여기'에서 나에게 소중한 걸 깨닫지 못하는데 나중에 깨달은들 무슨 소용인가 싶기도 하고. 왜 인간은 꼭 죽을 때가 되어서야 그런 걸 깨닫고 xx이야 싶기도. 


나는 주인공의 사랑보다 '우정'에 더 눈길이 갔다. 

에필로그를 읽고, 이어지는 작가의 말을 읽는데 뜬금없이 눈물이 났다. 한아와 유리의 우정. 하나밖에 없는 내 친구가 생각났다. 서로 하나밖에 없어서 아프지 마라 일찍 죽지 말자 소리를 할 수밖에 없는 내 친구. 그리고 친구 같은 내 여동생도. 10년 20년 세월이 흘러도 아마 지금까지 그래왔듯 거리와 시간 상관없이 늘 내 옆에 있을. 아, 아프지 말아야지...... 


[보건교사 안은영]은 읽고 나서 뭐라고 쓸 수가 없어서(왜? 글쎄.) 미뤄두었다. 다시 한번 읽어봐야 겠다. 자, 다음에는 [옥상에서 만나요]로 가볼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