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 써둔 것)
이번달에도 역시 책, 살 것인가,를 두어 주 고민했다. 보관함에 책은 넘쳐나는데 막상 장바구니로 옮기다 보면 이 책을 내가 꼭 실물로 가져야 하는가를 질문하지 않을 수 없다. 매일 보관함과 장바구니를 왔다갔다 하면서 책을 옮기다 보면 처음 사고 싶었던 마음이 스르르 절반은 사라지기도 한다. 이러구저러구 하다가 결국 결제하기를 누르는 그 순간이 되면 에라이 까짓거 싶은 생각에 보관함의 아무 책이나 막 사게 된다는. ㅠㅠ
사실 안 사도 상관 없는데, 안 사도 괜찮은데, 꼭 종이책으로 갖고 있어야 하는 건 아닌데, 사면 안 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르는 것은 아무래도 스트레스 때문인 것 같다. 전혀 표 나지 않지만 은근슬쩍 내 몸과 정신을 갉아먹는. 어디로도 가지 못하고 집콕 생활 9개월째, 크고 작고 보이지 않는 이유들로 그동안 힘들었나 보다. 스트레스 받는다고 옷이나 가방이나 보석을 사대는 건 아니지 않냐고 합리화를 하기도 한다. 어떤 책이라도 읽고 나면 얻는 것이 있다고 주장하기도 한다.(사실이기도 하다) 그런데 사실 나는 그만 사야 한다. 알면서 또 지른다. 9월에 사댄 책들을 배송받는데 20만원이 들었다. (심지어 2주째, 아직 받지도 못했다) 그 돈이 아까우면서도 아깝지 않다. 비싸다고 생각하면서도 내 겨울날들을 채워줄 식량이니, 나를 데워줄 테니, 비싸지 않다고 생각한다. 그렇게 생각해야 한다.ㅠㅠ
보관함의 수많은 소설들 중 먼저 장바구니로 입성한 것들. 최진영의 소설을 좀더 읽어보기로 한다.
마거릿 애트우드 <그레이스>
최진영 <해가 지는 곳으로> <이제야 언니에게>
박서련 <체공녀 강주룡>
개브리얼 제빈 <비바, 제인>
쓰지야마 요시오 <서점, 시작했습니다>
조셉 젤리네크 <10번 교향곡> 옆지기가 이 책을 사달라고 했다! 이거 사는 김에 내 것도 같이 사는 거야,라는 핑계가 자연스레.
보부아르 <제2의 성> 1권만 산다. 사실 프랑스어 문고판이 있다. 너무 어려워서 ㅠㅠ 도통 진도를 뺄 수가 없다. 글자는 왤케 작은지, 서문은 왤케 긴지. 읽어도 당췌 무슨 소린가.. 그냥 짐작만 할 뿐. 이러다 포기하겠군 싶어 함께 보려고 한글책을... 또르르.
김명순 외 <달의 뒤편 - 근대여성시인 필사시집>
캐럴 J 아담스 <육식의 성정치>
리베카 솔닛 <남자들은 자꾸 나를 가르치려 든다>
이임하 <조선의 페미니스트>
잡지 <우먼카인드 Vol.8 - 여성 서사를 만드는 일>
우먼카인드 잡지 한 권을 밑줄쳐 가며 읽고 좋아서. 바다출판사 잡지 세 권 패키지 정기구독하고 싶...
조카들 읽히려고 선물.
내가 읽은 책을 선물하기가 원칙인데 음 괜찮지 않을까.
<당신 인생의 이야기>는 단편 몇 개 읽었으니 SF 좋아하는 조카가 잘 읽을 듯하고, 얇은 소설 <칼자국><뱀파이어 유격수>는 이제 막 읽기의 세계에 입문한 조카에게 알맞을 듯하다. 나머지 네 권은 내 아이들에게도 읽히고 싶은 책들이라 일단 선물.
<10대와 통하는 환경과 생태 이야기>
<10대와 통하는 탈핵 이야기>
<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
<곱창 1인분도 배달되는 세상, 모두가 행복할까?>
아래는 10월이 가기 전에 한번 더 사려고 장바구니에 넣어둔 책들. 진짜 이러면 안 되는데. 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