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미술관에 놀러간다
문희정 지음 / 동녘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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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른한 오후, 벚꽃마저 희날리는 날이라면, 말해봐도 괜찮지 않을까?
  

  '놀러갈까? 미술관에!!!'

 

 손에서 이 책을 넘겨질 때마다 내게 신겨진 하이힐이 캔버스화로 변하고 눕힌 의자를 세운 후 시동을 걸어 서울로 떠나는 상상을 하게 된다. 가볍게, 아무 망설임 없이, 그냥 미술관으로 발걸음을 옮길 수 있는 저자가 부러워지고 서울에 살면 좋겠다라는 생각까지 들게 되며 서울에 있는 친구들에게 물어본다. 너네들도 미술관에 자주 가냐고. 스마트폰이 주는 이점은 여럿이 함께 채팅이 가능하다는 것. 친구들은 미술관은 가지 않는다고. 유명 화가의 전시가 열릴 때만 가는 곳이라 인식되어있다는 미술관. 친구들에게 책에서 알려준 미술관 이름을 알려준다. 함께 가자는 친구들의 말에 서울에 갈 채비를 서둘러야 겠다.

 

 그림에 관한 이야기가 적힌 책들은 많이 보았지만 미술관에 대한 이야기가 많아 좋은 책이었다. 이렇게 다양한 미술관이 많다는 것에 놀랐다고 할까. 가벼이 갈 수 있고 즐거운 마음으로 구경을 할 수 있고 큐레이터의 눈치를 보지 않고도 혼자 빙빙 돌아도 이상하지 않을, 곳곳마다 다양한 특색과 인테리어로 분명 재미있을 것 같은 미술관들을 작가는 어떻게 이리도 많이 알고 있을까? 부러움이 넘쳐난다.

 

- 도저히 살 엄두가 안 나는 가격이라 카드 값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지만 찾아갈 때마다 마음 설레는 곳.

 감히 언니라고 부를 수 없는 언니가 데스크를 지키고 있는 곳.

 갤. 러. 리.                 -p.14

 

갤.러.리.

서울에 살지 않는 내가 서울에 간다면 1주일 휴가를 내고 작가가 알려 준 갤러리를 도는 것만으로 충분한 휴가가 될 것 같다. 미술관만이 아니라 카페나 음식점(분식에 가까운)을 찾아보는 것도 쏠쏠한 재미가 있을 것 같다. 책에 소개된 상점이나 미술관 중 문을 닫는 상점이나 갤러리가 있어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이런 공간들이 점점 더 많아지면 우리들의 삶에도 쉼표가 점점 더 많아질 수 있을 것 같은데 말이다.

 

 가장 좋았던 건....

히힛, 역시 나이가 있어서일까...

나도 살짝쿵 갤러리에서 결혼식을 하고 싶어진다. 얼마나 좋을까? 갤러리에서의 야외 결혼식은......

갤러리와 함께 꼭 가보고 싶은 곳 하나 더, Gagarin.... 아주 밝고 예쁜 헌책방일듯....

 

 책을 읽는 시간이 내게는 즐거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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똑똑한 재테크 - 100만원 들고 도전하는
양찬일 지음 / 팜파스 / 2011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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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
 내 나이, 서른 한 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택한 이유는 내가 재테크의 초보이기 때문이다. 재테크라고 할 수 있는 것이 내게 있을까? 월급을 받으면 보험과 적금으로만 돈을 지출하고 있는 것이 현 내 상황인데 이것도 재테크일까? 라는 물음으로 이 책을 선택했다.

 

 100만 원 들고 도전하는 똑똑한 재테크라는 부제로 책은 20대들에게 꼭 재테크를 하라고 권하고 있다. 재테크란 재무테크놀로지의 줄임말이라고 한다. 기업의 성장 돌파구를 위해서 시작되었다는 재테크. 지금은 기업의 성장 돌파구로 인식되기 보다는 개인의 자산을 늘리기 위한 돌파구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듯 하다. 나역시 재테크 책을 읽고 찾아보기 전에는 재테크에 대해 잘 알지 못했으니까.

 

 책은 큰 목차를 6개로 나누고 각각의 목차에 7~8개의 주제를 담아 20대가 돈 관리를 해야하는 이유부터 주식이나 펀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정보들을 담아놓았다. 저자는 우선 부자가 되고 싶다면 돈에 대한 개념을 바로 세워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돈이 인생의 목적이 되어서는 안되지만 돈이 없어서도 안 되는 것이 인생이다. 살아가면서 돈 앞에서 얼마나 많이 곤궁에 처하기도 하고 문제를 해결하기도 하는가. 나역시 큰 돈이 필요할 때를 대비해 적금을 붓는다. 하지만 적금말고는 다른 방법으로 돈을 벌 수는 없는 것일까? 매달 들어오는 월급으로는 무엇인가 부족한 느낌은 20대 후반부터 직장생활을 해 온 후로  가끔씩 찾아오고는 했다. 무엇인가 다른 방법으로 돈을 모으는 지인들을 보지만 그것을 내가 하기에는 어떻게 하는지도 막상 시도하려고 해도 방법을 몰라서 그냥 시가을 흘려보내는 것이 사실이었다.

책을 읽으면서 내가 할 수 있는 재테크 방법을 찾아본다. 적금뿐만 아니라 예금의 중요성을 생각하게 되었다. 또한 펀드나 주식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는데 책을 읽고 나서는 호기심이 생겨 관련 책을 더 찾아봐야 할 것 같다.

 

 재테크의 완전한 자신감이 생긴 것은 아니지만 재테크가 중요하다는 것을 또한 돈 관리는 꼭 해야하는 것임을 알게되었다. 가계부 쓰는 것을 게을리 하지 말고 신용카드 역시 적절하게 써야한다고 다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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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살의 인생 여행
대니 월러스 지음, 민승남 옮김 / 민음사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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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와! 정말 백만 년 만에 생겨 난 이름이었다.

이 친구들은 모두 어디에 있을까? 지금쯤 뭐가 되어 있을까? 모두들 행복할까? 문득 떠 오르는 생각이 있었다. 그들도 서른을 앞두고 있다. 그들은 서른이 되는 것에 어떻게 대처하고 있을까? 그들도 나와 같은 기분일까? 그들도......아직 준비가 덜 되어있을까?

-p.62

 

30, 서른.

이 나이가 되면 더이상 재미있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다. 31살이 되고 보니 가슴은 여전히 두근거리고 삶은 여전히 빛난다는 것을 알고는 있지만 29살 그 무렵 얼마나 괴로웠던가, 아니 어쩌면 무기력했는지도 모르겠다. 누군가가 한 것도 아닌데 30살이란 그 숫자가 주는 중압감을 견디기엔 난 너무 힘이 들었고 대체 원하지도 않았는데 왜 어른이 되야하는지도 몰라 화가 난 채로 그 시절을 보냈던 것도 같다.

 

20, 스물.

20대에는 어른이 되기 싫다고 말하면 아직은 괜찮아라는 시선과 주위의 친구들 역시 그러하였기에 어른인 척 하지 않아도 되었다. 그 흔들거림이 좋았고 그 방황이 좋았고 그 외로움마저 사랑할 수 있었다. 단지 20대에서 30대로 넘어가는 것 뿐인데 왜이리 가슴이 허한것인지 알 수 없었다. 나만 그러는 것 같아서, 나만 외로운 것 같아서 힘들었던 그 시간 속에서 이 책을 보았다면 안심이 되었을텐데...31살이 되어 이 책을 보는 것도 괜찮은듯. 30살을 넘긴 안도감때문인걸까?

 

 30살이 다가오는 대니얼은 뭔가 이상한 낌새를 느낀다. 지진이 다가오고 있다.

                         대부모! 책임! 어른! -p.25

대니얼은 부부의 친구인 스테판으로부터 대부모가 되어달라는 부탁을 받는다. 그 순간 얼마 전부터 느낀 불안감의 원인을 알게 된다. 이제 곧 자신이 어른이 된다는 것을. 아니 어른이 되었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된 것이다. 그러면서 대니얼의 가슴에는 바람이 분다. 정말 서른은 누구에게나 오는 것이란 사실이 당황스럽기 그지 없다.

준비도 없이 어른이 되어도 괜찮은 것인지, 다들 이런 기분을 느끼는 것인지, 대체 어떻게 서른을 맞이해야 하는지 혼란스러운 대니엘이 친구를 찾아 나선다. 오래된 상자에서 발견된 특별한 주소록. 어린시절 아주 소중한 사람들의 이름과 연락처를 기록했던, 공들여 최대한 예쁘게 글씨를 쓰고 스티커와 그림으로 장식까지 해 놓았던 친구들의 이름과 주소를 발견하고 대니얼은 두근거리며 친구를 찾는다. 친구라면 날 이해해 줄 것이라고 여기며.

 

 

 친구를 만나고 그 여행길에서 위로를 받으며 대니얼은 성장해 나간다. 서른살이 되기 싫었던 것이 아니라 함께 서른이 되는 친구들의 공감이 필요했던 대니얼은 마음에 마음을 더하며 여행을 계속한다. 그 여행에 나도 동참하고 싶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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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 교과서는 살아 있다
유영제.박태현 외 지음 / 동아시아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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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과학, 초등학교 방과 후 수업 강좌로 생명과학이 들어와있는 것을 보고 참으로 아이러니 했었다. 대체 무엇을 배우게 되는 것일까? 아이한테 물어보니 박테리아 모형도 만들고 메추라기, 장수풍뎅이, 누에 등을 기르고 붕어 해부등을 한다고 한다. '좋겠다' 라고 나도 모르게 입에서 나와버렸다. 학교 앞에서 파는 병아리를 옥상에서 던지며 노는 아이들을 볼 때면, 햄스터를 너무나 쉽게 버리는 아이들을 볼 때면 나도 모르게 섬뜩해진다. 들과 산을 뛰어놀지 못한다는 것이 흙을 만지며 놀지 못한다는 것이 친구들과 쇠똥구리 하나에 웃으며 놀지 못한다는 사실이 아이들을 저리도 삭막하게 만들 수 있다는 사실 하나에 겁이 나고 두려워지기 시작했다. 아이들과 그리고 나의 미래가.

 

 공감능력, 아이들에게 부족한 그 공감능력을 어떻게 하면 키워줄 수 있을까란 내 물음에 생명과학을 돌아보게 된다. 무언가가 너희의 미래를 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그것에 생명이 관련되어 있음을. 생명은 소중한 것이라고. 너희가 아프듯, 병아리의 세포도 아프고, 햄스터의 세포도 아프고, 광합성을 통해 예쁜 꽃과 열매를 주는 식물도 아플 수 있다고 말해주고 싶었다.

 

 물론 이 책은 감정적인 접근에서 생명과학을 이야기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아이들에게 생명이 소중하다는 것과 생명의 놀라움을 이야기 해 주기에는 충분했다. 생물들의 다양한 능력들이 사진과 함께 나와있어 흥미롭게 볼 수 있어 좋았고 재미있는 그림들이 설명을 더 이해하기 쉽도록 해주었다.

 

 생명과학의 존재감이 점점 더 커지게 될 것은 명백한 사실로 다가오는 미래이다. 생물들을 왜 지켜내야 하는지 생물 하나 하나에 관심을 기울이고 존재의 가치를 잊지 않으며 관심을 기울이는 이는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아이들에게 설명을 해 줄 때 조금 더 쉽게 풀어서 설명할 수 있어 도움이 되는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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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과 함께 걷는 길 담쟁이 문고
이순원 지음, 한수임 그림 / 실천문학사 / 201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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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를 통해 이순원을 만났다. 그 푸르름과 방황 그리고 10대의 아이들이 가질 수 있는 투명한 물방울이 톡톡 샘솟는 책 속에 대관령이 있었다. '은비령' 그 아련한 이야기 속에도 대관령이 있었다. 강릉에서 나고 자란 것에 감사하는 것을 책을 읽어본 이라면 누구나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는 대관령을 사랑한다. 대관령, 그 속에 품은 생명력과 아름다움을 진정 감사하고 가슴에 간직해 글로 쓰는 작가이다.
 

 아들과 함께 걷는 길, 대관령, 아흔아홉 굽이라 할만큼 많은 굽이가 있는 대관령. 정말 아흔아홉 굽이예요? 라고 묻는 아이의 질문에 덩달아 나도 긴장하게 된다.아흔아홉 굽이라면 엄두가 나지 않는다, 이들과 함께 걸어볼 자신이 나지 않기에.....하지만 그리 많지 않다는 책 속 아빠의 말에 베시시 웃으며 함께 걸어야지 한다.

 

  굽이란 휘어져 구부러진 곳이라 한다. 운전을 할 때 코너가 있는 길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될 듯도 하다. 한 번도 대관령을 걸어본 적이 없는 내게는 대관령이 차로만 다니는 길이다. 그 길을 아빠와 아들이 걸어간다. 배낭을 메고 구슬땀을 흘리며 그 땀마저 바람에 실려 날려 보내며 빙긋이 웃는 아버지와 아들이 굽이를 걷고 또 걷는동안 살랑~ 바람이 불어온다.

 

  아빠가 책을 냈다.

아빠 낸 책을 읽고 선생님께서 말씀하신다. 그 책이 우리 할아버지가 할머니 가슴 아프게 한 얘기를 쓴 책이냐고......어린시절 아빠 마음에 남아 있던 상처에 대한 이야기. 내내 불편한 마음이었던 아빠. 그 아빠의 아빠가 강릉으로 한 번 오라고 한다. 아무 말도 하지 않고, 묻지 않고.  

 

 " 아빠도 저처럼 할아버지하고 걸었으면 좋았을 텐데. 그러면 아빠하고 할아버지도 서로 마음이 잘 통하게 되잖아요. 먼 길을 걸으며 많은 이야기를 하고 나면요."

(중략)

 "그렇지만 아빠는 지금 너처럼 할아버지하고 이 길을 걷지는 않았어도 이 길을 걸을 때마다 할아버지가 걷던 길이라는 걸 늘 생각하며 걸었단다. 할아버지뿐만 아니라 아빠의 할아버지가 걷던 길이라는 것도 늘 생각하며 걷고/ 그리고 그 할아버지의 할아버지도 이 길을 걸었을 거고. 아빠는 자동차를 타고 다닐 때에도 늘 그 생각을 한단다."

 

 아들과 함께 길을 걸으며 아빠는 자신의 아버지를 떠 올리고, 아들을 자신과 아버지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곁에 있는데도 점점 더 마음 속으로 서로를 이해하게 되는 그 길 속에 꽃잎들이 바람에 흩날릴 것만 같다. 푸르르고 푸르렀겠지. 이들이 걷는 길은. 꽃도 피고 이름모를 풀들이 가득하고 아빠가 아는 나무들이 이리도 많음에 아들은 놀라게 되고 아들과 나누는 이야기 하나하나에 마음이 담긴다.

 

 책을 읽는 동안 따뜻했다. 요즘 이런 부자지간이 있을까 싶다가도 꿈꾸게 된다. 이런 가족이 있기를, 내가 이런 가족을 만들 수 있기를. 대화는 마음을 열고 나누어야 한다는 것을......대관령을 한 번 걸어서 넘어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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