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른한 오후, 벚꽃마저 희날리는 날이라면, 말해봐도 괜찮지 않을까? '놀러갈까? 미술관에!!!' 손에서 이 책을 넘겨질 때마다 내게 신겨진 하이힐이 캔버스화로 변하고 눕힌 의자를 세운 후 시동을 걸어 서울로 떠나는 상상을 하게 된다. 가볍게, 아무 망설임 없이, 그냥 미술관으로 발걸음을 옮길 수 있는 저자가 부러워지고 서울에 살면 좋겠다라는 생각까지 들게 되며 서울에 있는 친구들에게 물어본다. 너네들도 미술관에 자주 가냐고. 스마트폰이 주는 이점은 여럿이 함께 채팅이 가능하다는 것. 친구들은 미술관은 가지 않는다고. 유명 화가의 전시가 열릴 때만 가는 곳이라 인식되어있다는 미술관. 친구들에게 책에서 알려준 미술관 이름을 알려준다. 함께 가자는 친구들의 말에 서울에 갈 채비를 서둘러야 겠다. 그림에 관한 이야기가 적힌 책들은 많이 보았지만 미술관에 대한 이야기가 많아 좋은 책이었다. 이렇게 다양한 미술관이 많다는 것에 놀랐다고 할까. 가벼이 갈 수 있고 즐거운 마음으로 구경을 할 수 있고 큐레이터의 눈치를 보지 않고도 혼자 빙빙 돌아도 이상하지 않을, 곳곳마다 다양한 특색과 인테리어로 분명 재미있을 것 같은 미술관들을 작가는 어떻게 이리도 많이 알고 있을까? 부러움이 넘쳐난다. - 도저히 살 엄두가 안 나는 가격이라 카드 값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되지만 찾아갈 때마다 마음 설레는 곳. 감히 언니라고 부를 수 없는 언니가 데스크를 지키고 있는 곳. 갤. 러. 리. -p.14 갤.러.리. 서울에 살지 않는 내가 서울에 간다면 1주일 휴가를 내고 작가가 알려 준 갤러리를 도는 것만으로 충분한 휴가가 될 것 같다. 미술관만이 아니라 카페나 음식점(분식에 가까운)을 찾아보는 것도 쏠쏠한 재미가 있을 것 같다. 책에 소개된 상점이나 미술관 중 문을 닫는 상점이나 갤러리가 있어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한다. 이런 공간들이 점점 더 많아지면 우리들의 삶에도 쉼표가 점점 더 많아질 수 있을 것 같은데 말이다. 가장 좋았던 건.... 히힛, 역시 나이가 있어서일까... 나도 살짝쿵 갤러리에서 결혼식을 하고 싶어진다. 얼마나 좋을까? 갤러리에서의 야외 결혼식은...... 갤러리와 함께 꼭 가보고 싶은 곳 하나 더, Gagarin.... 아주 밝고 예쁜 헌책방일듯.... 책을 읽는 시간이 내게는 즐거움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