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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눈박이 덕구 ㅣ 파랑새 사과문고 9
이동렬 지음, 김 담 그림 / 주니어파랑새(파랑새어린이) / 2003년 8월
평점 :
절판
"개"와 "강아지"에 대한 우리의 전통적인 느낌은 뚜렷하였었다. 그러나 언젠가부터 우리는 이 개념이 모호해져버렸다. 애완견이 등장하면서부터이다. 애완견은 다 큰 것도 전통적인 개의 새끼인 강아지 크기만 하니까...
그런데 이 책에 나오는 덕구를 보면 전통적인 개를 만나는 푸근함과 친근함이 느껴진다. 그리고 개들의 주인에 대한 그 충직함에 다시 한 번 고개가 숙여진다. 그에 비해 개를 한낱 동물로 치부하여 자기가 필요할 때만 예뻐하고 가까이하다가 다치거나 더이상 필요가 없게 되면 아무렇지도 않게 버리는 류의 인간에 대해서는 화가 치밀어 오른다. 책 가운데는 이런 사람들 때문에 거리의 개가 된 여러 종류의 애완견 이야기도 나온다. 또 보신탕에 대한 이야기도...
덕구는 자신이 다치는 줄도 모르고 오로지 한 가지 옳다고 교육받은 대로 사람을 구하기 위해 가시덤불에까지도 뛰어든다. 그러다 결국 한쪽 눈을 잃고 외눈이 된다. 말못하는 동물이므로 인간은 더 세심히 보살펴야 함에도 주인은 그러지 못했다. 같이 다친 등산객을 병원에 데려다 주고 밤새 치료할 줄만 알았지 그토록 헌신적으로 일해 온 덕구의 상처에는 너무 무신경했다. 이 부분은 무척 안타까운 부분이었다.
책의 주요 포인트는 덕구의 영리함과 용감함 그리고 의리 부분에 맞추어져 있다. 읽는 동안 재미와 잔잔한 감동이 느껴지고 이야기 속으로 빨려들기도 한다. 그러나 어떤 큰 주제 한 가지를 대라고 하면 선뜻 내세울 만한 것은 생각나지 않는 점이 아쉽다. 책을 읽으며 개에 관해 이것저것 생각해 볼 수 있다는 점이 꼽을 만하다고나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