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죽지 않겠다 창비청소년문학 15
공선옥 지음 / 창비 / 2009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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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든 책들은 특히 이야기 책들은 그만의 색깔과 냄새를 지니고 있다. 그리고  이 책은 조금 어두운 굴뚝 색과  화병 속에서 시들어가는 꽃냄새를 지니고 있다. 아름다운 나이 이지만 마음껏 그 싱그러움을 유지하지 못하고 시들어가는 꽃처럼, 이 책 속에는 불우한 환경의 아이들이 살아가고 있다.  

  야쿠르트 아줌마인 엄마가 수금날 채워넣어야 할 돈을 맞추지 못해 힘들어하자 학급 아이들의 성금 걷은 것을 엄마에게 주어버리고 아이들과 선생님께는 잃어버렸다고 거짓말한 뒤 왕따 수준의 질타를 받는 '나'의 이야기와 아르바이트생, 여고생 임신 등의 이야기가 나온다.  

  이 아이들은 중학생 아니면 고등학생들로서 어렵게 살아가지만 꿋꿋함을 잃지 않고, 죽음(포기)이 아닌 현실(희망)을 선택하는 씩씩한 아이들이다.  

  책을 덮고 나서 '과연, 간접 체험이 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중3이 된 큰아이가 이 책을 읽고 나서 무슨 생각을 했을지 궁금하다. 이 책 속의 아이들과 정 반대의 삶을 살고 있는 온실 속 화초 같은 우리 아이가 과연 이네들의 삶을 간접으로라도 체험했을까?  

  머리가 흔들려진다. 책은 세상을 간접 체험케 하는 좋은 도구요 수단이라 했건만, 책을 통해 만나는 것은 그저 머리로만 체험하는 것일 뿐, 현실에서 그런 환경의 아이들을 만나 짐을 나누고 이해해 주지 못한다면 그건 반쪽짜리 체험에 불과하지 않을까?  

  그래도 난 마음속으로 간절히 빌어본다. 내 아이가 이 책 속의 아이들을 이해할 수 있기를...,  더불어 살아가는 세상을 만드는 데 벽돌 한 장이라도 놓아주는 어른으로 자라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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