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우리 집 김장하는 날>의 그림을 그렸던 방정화 작가의 새로운 그림책이다. 그림이 무척 재미있고, 기발하다. 중간중간 사진으로 등장하는 장난감, 생활용품들이 있는데 삽화와 잘 어울려서 이질감 따위를 느낄수도 없다. 어머나 이런곳에 숨어 있었네 하며 숨은그림찾기 하는 심정으로 찾아보곤 했다. 5살난 우리 큰아이가 느끼는 감정을 아주 잘 표현했다. 우리집 사고뭉치 똥강아지는 2살인데, 큰아이는 늘 "안돼"를 입에 달고 산다. 그래서일까 이책을 읽어주면 한번 더 읽자고 하며 무척 공감하는 눈치이다. 엄마, 이제 다 알았지? 고릴라 내다 버려. 다시는 못 오게 내쫓아 버리라고요! 동생이 있는 아이라면 아마 모두 한번쯤은 생각했을 것이다. 동생이 태어나기 전까지는 엄마도 장난감도 모두 제차지였는데, 이제는 모두 양보해야 하는 상황이 쉽게 이해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런 첫아이의 심정을 아주 재미있고 유쾌하게 그렸다. 그동안 마음 속에 눌러왔던 감정들을 책을 통해 맘껏 표출하면 스트레스가 해소 될 것이다. 그리고 아이가 가지고 있던 부정적인 감정들을 인정해주고 토닥거려주면 동생에 대한 긍정적인 감정들이 샘솟지 않을까 싶다. 때로는 귀찮을때도 있지만 귀여운 동생이라는 것을 깨닫을 것이다. 새로 태어난 동생을 질투하고 괴롭히는 동생타는 아이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그리고 늘 동생에게 양보해야 한다는 가르침을 부모에게 받아서 스트레스를 받던 첫아이들에게도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 동생때문에 고민인 세상의 모든 첫아이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작가 그레고리 머과이어의 전작 <위키드>의 평이 대단히 좋아서 솔직히 기대를 많이 했었다. 게다가 역사적으로도 대단히 매력적인 인물인 체사레 보르자와 그의 여동생 루크레치아가 등장한다고 해서 시대물을 좋아하는 내 구미를 많이 당겼다. 이탈리아판 <백설공주>라는 설명처럼 구성이나 배경, 소재들은 좋았으나 주인공에게서 별다른 매력을 찾아볼 수 없었기 때문에 책속에 완전히 몰입할 수는 없었다. 체사레 보르자는 거의 엑스트라 수준으로 등장하고, 백설공주인 비안카는 개성도 의지도 없는 그냥 여자아이에 불과하다. 얼음처럼 냉혹한 루크레치아만이 입체적인 성격을 보여주기는 하지만, 비안카를 죽일려는 살인 충동의 이유는 설득력이 약했다. 보통 역사속의 인물들이 소설에 등장할때는 더욱 매력적인 모습으로 나타나는데, 루크레치아는 우울증으로 고통받는 불쌍한 아낙네에 불과하다. 문학적 측면에서 볼때 <백설공주>를 패러디한 작가의 역량을 느낄 수는 있지만 이야기 자체에 깊은 감동이나 매력을 느끼지 못하는 것은 아마 그래서 일 것이다. 난 문학적 소양을 갖추지 못해서 패러디 문학의 진수가 무엇인지 잘 모르겠다. 다만 내가 영어를 대단히 잘해서 원서로 읽었다면 <거울아, 거울아>에 대한 반응이 달라졌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난쟁이들에 관한 부분은 대단히 신선했다. 바로크 문체와 그로테스크한 필치로라고 해서 조금은 딱딱하고 지루할 것이라고 생각했으나 쉽게 쉽게 페이지가 잘 넘어간다는 큰 장점이 있다. 그리고 역사 속 인물을 백설공주로 패러디하여 심오한 주제를 잘 살렸다. 거울을 통해서 양면성을 표현한 작가의 상상력을 높이 평가한다.
5살인 우리딸은 유치원을 소재로 한 이야기는 무엇이던지 다 좋아하는 것 같다. 본인이 잘 알고 있는 곳이라서 그런지 더욱 관심을 가지고 좋아하는데,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 다니기 전에 읽으면 참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일본 작가의 그림책인데 삽화가 무척 재미있다. 마치 어린아이들이 그린 그림처럼 표정도 제각각이고 서툴러보여서 더욱 정이 가는 것 같다. 개구쟁이 녀석들을 무척 귀여워서 또한번 더 눈이 간다. 아직 엄마와 집에만 있던 아이들은 처음 유치원에 간다고 하면 어떤 곳인지 무척 궁금할 것이다. 그럴때 아이에게 좋은 정보를 제공해 줄 것이다. 우리딸은 그냥 엄마 손을 잡고 대충 둘러보기만 했었는데, 이런책을 미리 읽었더라면 더욱 많은 것들을 볼 수 있었지 않았을까. 딸아이와 처음으로 어린이집을 방문했던 날이 기억난다. 구체적 정보가 없이 그냥 딸아이와 교실을 둘러보고 선생님과 이야기를 나눠봤을 뿐인데, 결국 내가 선택한 곳은 딸아이가 가장 좋아했던 곳이다.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서 벌어지는 일들을 재미있게 그려내서 딸아이가 무척 좋아한다. 처음에는 딸아이가 어린이집에서 적응을 잘하지 못하여 고민이 무척 많았는데, 이런 그림책을 통해서 어떻게 행동하고 어떻게 시설물들을 이용해야 하는지 하나하나 알려주니 아이가 부담감이 많이 줄어드는 것 같았다. 그리고 낯선 새로운 친구들과 친해지는 데에도 도움이 된다. 각기 다른 친구들의 개성을 존중하고 모두 친구가 될수 있다. 나처럼 아이가 첫사회생활인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 적응하지 못할까 걱정일때 선택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낯선 환경에 바로 부딪혀보는 것보다 미리 책으로 만난 후에 접하게 되면 보다 안정감과 친근함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아이에게 청각적인 자극을 줄 수 있는 그림책이다. 아직 여러가지 악기들을 접할 기회를 가지기 어려웠는데, 책으로나마 악기들을 배울 수 있다. 등장하는 악기는 꽹과리, 실로폰, 탬버린, 장구, 북, 나팔 등이다. 요즘에는 쉽게 보기 어려운 우리 전통악기들이 많이 등장해서 좋다. 탬버린이나 실로폰 같은 외국 악기들은 흔하게 볼 수 있지만 우리전통 악기는 그렇지 않아서 아쉬움이 많았는데, 다행이다. 사실적인 형태의 악기들을 동물들이 흥겹게 연주한다. 책 내용이 무척 쉽다. 우리 고유의 정서도 잘 표현했고, 그래서 가볍게 보고 즐길수 있다. "둥둥 북을 쳐요" 등 단순한 내용이 반복되어서 아이가 말을 배우는데도 도움이 되는 것 같다. 아무래도 유아들을 위한 책이다 많은 것들을 신경써서 만들었다. 모서리도 둥글게 처리한 보드북으로 아기의 건강을 생각해서 100% 천연펄프지로 만들었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책을 처음 펼쳤을때 특유의 코를 찌르는 화학냄새가 나지 않아서 좋다.
3살까지의 유아들을 위한 열두 띠 동물 배움놀이 책이다. 아무래도 유아들을 위한 책이다 많은 것들을 신경써서 만들었다. 모서리도 둥글게 처리한 보드북으로 아기의 건강을 생각해서 100% 천연펄프지로 만들었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책을 처음 펼쳤을때 특유의 코를 찌르는 화학냄새가 나지 않아서 좋다. 열두띠 동물들이 차례로 등장하고 마지막에는 다같이 인사를 한다. 그래서 아이가 같이 따라서 배꼽인사를 한다. 기존에 <열두띠 동물 까꿍놀이>을 가지고 있는데, 이책과 비교를 해보니 비슷한듯 하지만 다르다. <넌 누구니?>의 삽화는 면보다는 선에 치중했다. 동물들의 털을 섬세하게 표현했기 때문에 더욱 사실적이다. 형태는 사실적이지만 동물들의 얼굴 표정은 해학적이라서 아이가 무서워하지 않는다. 어색하게 웃고 있는 호랑이의 모습이 재미있다. 전체적으로 볼때, 다섯수레의 우리아기놀이책 시리즈는 우리 고유의 정서가 잘 표현되어 있다. 그래서 부담감이나 거부감이 적다. 아이가 편안하게 보고 재미있어한다. 상상속의 동물인 용이 등장하기는 하지만 대부분 흔하게 볼 수 있는 동물들이라서 아이에게 이름과 울음소리를 알려주기에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