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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의 날개
크리스틴 리슨 지음, 윤희선 옮김 / 세상모든책 / 2008년 11월
평점 :
최근에 읽은 소설에서 여주인공이 천사를 반인반수라 생각한다고 했다. 사자 몸뚱아리에 사람의 머리를 한 스핑크스나 말의 몸뚱아리에 사내의 상체를 가진 켄타우로스처럼. 사람몸에 새의 날개를 가진 천사는 당연히 반인반수라고. 난 "천사의 날개"를 읽으면서 천사가 꼭 사람의 형태를 띄고 있을 필요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기 생쥐 남매 샘과 데이지가 만난 천사처럼, 천사가 동물이여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해 보았다. 물론 샘과 데이지가 만난 백조가 진짜 천사는 아니였지만 그들이 천사라고 믿었고 따뜻한 깃털도 선물 받았고 두 어린 생쥐들에게 기쁨을 주었으니... 사실과 관계없이 괜찮다는 생각이다.
책을 본 첫느낌은 '와, 너무 예쁘다~'
이책은 불빛 아래서 봐야 제격이다. 반짝 반짝 빛나는 날개, 불빛 아래에서 화려한 빛들이 조각조각 부서진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배송 받았기 때문인가..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은 느낌이다. 딸과 함께 이쁘다라는 감탄사를 연발했다. 손으로 반짝이는 날개를 만져보는 기분이 참 좋다.
그 순간, 눈처럼 하얀 천사가 힘겹게 입을 열었습니다.
" 애들아, 날 좀 도와주겠니? 나는 얼음과 별의 땅에서 왔어.
며칠 동안 친구들과 여행을 하다 지난밤에 폭풍우를 만나서 다 헤어져 버렸단다.
언제 다시 만날 수 있을지...
지금은 너무 지치고 배가 고프구나."
"저런, 먹을 게 있나 찾아볼게요. 하지만 모든 게 얼었는걸..."
데이지가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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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딸이 가장 좋아하는 부분이다. 혼자서 이 부분을 펼쳐놓고는 한참을 보고 있는 모습을 여러번 볼 수 있었다. 그리고는 나와 눈이 마주치면 읽어달라고 말한다. 그림만 보고도 백조가 아프다는 걸 알았나 보다. 배고픈 백조에게 크리스마스 선물로 받은 소중한 딸기와 도토리를 나눠준 샘과 데이지를 보면서 나눔에 대해서 다시 한번 더 생각하게 된다. 크리스마스는 선물을 받는 즐거움보다는 나누는 즐거움이 더 큰 날이라고 하지 않는가?
예상치 못한 감동이 코 끝을 시리게 만든다. 가슴이 따뜻해지는 좋은 그림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