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모의 결혼식 - 2004년 제10회 황금도깨비상 수상작 비룡소 창작그림책 19
선현경 글 그림 / 비룡소 / 200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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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을 고르다  보면 그  중 50%는 지금 아이의 연령과 딱 맞게 떨어지는 책이라 자주 읽어주게 되는 책이 있고, 또 안타깝지만 50%는 너무 연령이 어린, 혹은 많은 아이들 대상이라 책꽂이 저 구석으로 밀리게 되는 책들이 된다.

우리 아이는 여섯 살인데 예를 들면 이 큰 아이에게 '검피 아저씨의 뱃놀이'를 올해 사 주었더니 글자가 너무 크고 내용이 간단해서 별 흥미없어하고,  '화가 나는 건 당연해' 같은 책의 경우는 아이가 초등학교는 가야 온전히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 두 권 다 모두 아쉬웠던 책들.

그런 의미에서 며칠 전에 구입을 한 '이모의 결혼식'은 지금 딱이다 싶게 좋다.

물론 이렇게 마음에 들게된 이유 중의 하나는 아이가 작년에 직접 이모의 결혼식을 경험해 보았고 들러리도 섰었던 경험이 있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그래서인지 어쩐지 척~하니 이 책을 사 달라고 고르더라니^^

책을 읽으며 아이는 기억을 떠 올리나 보다.

"엄마, 나도 이모 결혼식 할 때 드레스 입었지이~"

"엄마,  드레스 입으니까 내가 결혼하는 거 같았어."

"엄마, 엄마도 이모 결혼할 때 기뻐서 눈물이 나왔어?"

선현경씨의 그림은 예상외로 그림책에 잘 어울린다.  '가족관찰기'를 본 기억때문에 그런 그림풍이 동화에 어울릴까....싶었는데 너무 곱게 둥글려진 그림들보다 삐죽 개성있고 현실감이 살아 있어서 읽어주는 나도 즐겁다.

우리 아이도 처음에 이모부란 존재, 너무 어색하게 받아들여서 도대체 마음에 안 들어하고(또 모르지. 속으로는 마음에 들어 했는지도^^) 옆에 가지도 않으려 했는데 이 책 읽으면서 살며시 "서연이도 이모부 있지. 이모부 좋아, 싫어?"하고 물어보니 말없이 고개를 끄덕끄덕. 말은 하지 않지만 '이제 이모부도 우리 가족이야. 그러니까 이젠 볼에 뽀뽀도 해 줄거야'하는 표정이다.

어딜가나 결혼식 공장같은 우리네 결혼식 모습과 달리 들꽃을 꺽어 직접 부케를 만드는 모습도, 소박하고 자유롭게 바닷가에서 자동차 헤드라이트 불빛을 조명삼아 피로연을 즐기는 풍경도 이국적이고 여유로운 결혼식 모습으로 아이에게 기억될 것 같아서 더욱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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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무비 2005-10-29 08: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책 참 재밌죠? 그림도 좋고.
그리스의 결혼식 풍경 참 마음에 들어요.
들꽃 부케, 바닷가 피로연......
주하, 서연이도 나중에 그런 결혼식을 올렸으면 좋겠어요.^^

서연사랑 2005-10-29 1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럼요, 그럼요.^^
우리 아이들은 아주아주 멋진 결혼식을 할 거예요.
그냥 이 책 보면서 저 결혼할 때도 생각나고 작년에 동생 결혼식 풍경도 생각나고 해서 잠시 추억에 잠길 수 있으니 더 좋던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