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오늘 화를 냈다.
화를 내는 게 드문 일은 아니지만,
다정하게 대했던 사람들에게 업무적인 일로 화를 낸다는 건 쉽지 않다.
전화를 끊고 혼자 있게 되면 곰곰히 생각해본다.
정말 화를 내는게 옳았던 것일까?
내 욕심에, 내 개인적인 이유 때문이면서
업무때문이라, 모두를 위한 옳은 일이라 생각해버린건 아닐까?
그와 함께 일을 하는 8개월간 한번도 화를 내지 않았었다.
화를 낼 일이 없었던 건 아니였지만
그에게 좋은 이미지로 남고 싶은 마음에 그랬었다.
이젠 그가 곁에도, 내 마음에도 없기에 나는 다시 까칠한 나로 돌아가버렸다.
어깨가 축 쳐진채로 앉아있는 나에게
아무것도 모르는 엔지니어는 다가와 "왜 이렇게 기운이 없으세요" 묻는다.
나는 당신의 업무가 과중하다는 것도, 당신도 나처럼 개인적인 삶을 누릴 수 없다는 것도
잘 알고 있는데...
나는 꼭 나의 되먹지 못한 고객들처럼 당신네 사정을 알 바가 아니라 말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