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흘렀다.
나는 그 날 이후로 감정을 정리해갈 수 있었던 것 같다.
감정이라는 건 참 신기한 것이여서
받던 사람도 그 감정이 끊어지면 느끼게 되나보다.
내가 감정을 정리한 순간부터 그 사람은 무엇인가를 느끼는 것 같다.
더 친하게 대하고, 늦은 밤 업무를 핑계삼아 이제는 그가 전화를 걸어
업무적인 대화만 하는 나에게 살짝 투정을 부리기도 한다.
지난번 간신히 붙잡았던 그와의 업무 인연은 또 끝나간다.
이번에도 내가 다시 붙잡을 수 있는 힘이 있을지는 모르겠다.
분명한게 있다면 이번에는 개인적인 감정을 없다는 것.
이제 나에겐 함께 걸아가는 사람이 생겼으니까.
나를 고민하게 만들지 않는 사람.
같이 있으면 편안하고 애쓰지 않아도 되는 사람.
나도 모르게 내 본연의 모습을 보여주게 되는 사람.
그의 손을 잡고 걸어간다.
이 손이 내가 마지막으로 잡게 될 손인지는 모른다.
살다보면 또 어떤 순간이 나에게 다가올지 모르니까.
지금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할 뿐이다..
내 인생에서 가장 혼란스럽던 서른 살은 이렇게 지나가고 있다.
가끔 예전 기억이 살아나 아프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지만
유명한 시구절처럼 나도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 살아가고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