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음봉사 테스트를 받으러 갔다.
서울에서 태어나고 자란 덕에 서울말을 쓰긴 하지만
목소리가 약간 낮고 웅얼거리는 편이라 걱정이 됐다.

작은 부스안에 들어가 반 페이지 정도 읽어서 같이 들어봤는데
쉬지 않고 너무 급하게 읽어 내용전달이 잘 되지 않는다고 한다.

몇 번 다시 읽어봐도 무언가 흡족하지 않은 눈치였지만
어쨌든 테스트는 통과했다.

연습 없이 다음주에 바로 녹음을 시작한다고 하니 떨린다.
조금 하다 그만두는 사람이 많은지 꾸준하게 나와야된다며
잠깐 하다가 그만두는건 오히려 좋지 않다고 당부를 하셨다.

잘할 수 있을까...
이제 앞으로 매주 주말야근을 해야하는데 꾸준하게 다닐 수 있을까
걱정이 되기도 하지만 토요일 아침에 조금만 일찍 일어난다면 못할 것도 없지.

나에게 봉사라는건 꽤나 이기적인 생각에서 출발하는 것 같다.
남들을 도와야겠다는 생각보다는 좋은 일을 하고 싶다는 욕심이랄까..
그래서 내가 하기 쉬운 것, 하고 싶은 것을 위주로 선택하게 된다.
이렇게라도 좋은 일을 하면서 살고 있다는 것에 위안을 하는 건지..

녹음 봉사실을 나오면서 한가지 후회한 것이 있다면
많은 고민과 눈물로 보내던 시간을 차라리 이곳에 사용했으면 좋았을 것.
이제와서야 하는 후회이지만..매번 하는 후회이기도 하지만
지나면 부질없는 것을 그 순간만큼은 놓지 못하는게 늘 아쉽다.


도서관에 온 김에 새로 대출카드도 만들고 책도 한 권 빌려왔다.
오랜만에 도서관에서 책이 가득한 책장사이를 걸어다니니 마음이 느긋해진다.
주말에도 많은 사람들이 여기에 와서 책을 읽고 있구나..

지난 여름까지 몇 년동안은 책을 사지 않고 도서관을 다녔다.
도서관에만 가면 욕심이 많아져 다 읽지도 못할 책을 대출하고 또 시간에 쫓겨 반납하고
부담감에 억지로 읽기도 하고..
점점 책에 대해 재미가 아닌 의무감으로 읽고 있는 것 같아 그만두었던 것 같다.

이제는 욕심내지 않고 한 권씩만 빌려야지..
어차피 매주 오게 될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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