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후배가 있다.
3년 후배이니 같은 시기에 학교를 다니진 않았으며
우리는 엄연한 선생-제자 관계로
그녀석은 나의 하나밖에 없는 공식 수제자이다..

그녀석을 과외선생으로 만난지 십년이 되어간다.
과외는 일이년하다가 그만두었지만 이래저래 인연이 계속되어
여전히 일년에 한두번은 만나고 있다.

나를 선생님이라 불러주는 유일한 사람.
나는 그녀석이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교에 입학하고,
다시 졸업하고 취직을 하는 과정을 드문드문 지켜봤다.
그리고 선생의 의무감에 만날때마다
겨우 3년 먼저 산 주제에 온갖 충고를 하곤 했다.


이번에 일년만에 마주앉아보니 그녀석은 훌쩍 성장해있었다.
아마 회사에 취직하고 힘들었을 지난 일년이었을텐데..

스물 일곱과 서른살.
이제는 생각도, 고민도 비슷한 친구가 되버린듯하다.
하지만 여전히 나는 선생이고..어줍잖은 충고를 한참이나 늘어놓았다.
그걸 핑계로 내 고민과 생각을 털어놓은 것인지도 모르겠지만.

혼자 뭐든 잘하는게 걱정이라는 그녀석의 미소를 보면서 부끄럽다.
끈기도 없고 눈물만 많은 내가 상상이 안간다니..
나는 그동안 얼마나 어깨에 힘을 주고있던 건지..
이제는 친구로 같이 걸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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