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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영훈 - 옛사랑 플러스 (1+2)
여러 아티스트 (Various Artists) 노래 / Kakao Entertainment / 2007년 12월
평점 :
품절
길을 나서면서 습관적으로 이어폰을 귀에 꽂았다.
어제는 봄날같더니 오늘은 다시 겨울이 된 것처럼 쌀쌀했다.
버스를 한참이나 기다렸는데..생각보다 버스안은 텅 비어있었다.
한가한 버스에서 적당히 뚫린 도로를 달리면서 음악을 들었다.
중고등학교때 일기장에 이 노래들의 가사를 적곤 했다.
짝사랑밖에는 못하던 시절이였지만 가사가 내 이야기 같았다.
아니, 대상이 없어도 노래 자체가 슬프기만 했다.
시간이 지나 지금 들으니 오히려 담담하다.
이영훈의 가사에는 죽어도 못 잊겠다거나 너없으면 안된다는 내용은 없다.
그저 그 사람이 생각나면 생각하고, 하고 싶은 말도 한켠에 접어둔다..
그러다보면 시간이 흐르고 천천히 잊고, 잊혀지고..
어쩌면 그게 우리 대부분이 하는 사랑이 아닐까.
언젠가는 책가방을 메고 탄 버스에서 흘러나오던 라디오에서..
언젠가는 술에 취해 집으로 돌아오던 길의 내 이어폰에서..
이 노래들은 지금처럼 나를 위로해줬겠지..
마음이 잔잔하게 그리움으로 채워지는 시간이었다.